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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SK 맥스 코치 "최 정 ML 간다면 외야수로"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05-09 09:56 | 최종수정 2013-05-10 06:53


이제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외국인 코치를 자주 볼 수 있다. 주로 일본인 코치들이고, 투수쪽이 많았다. 올시즌에는 SK의 맥스 배너블과 삼성의 세리자와 유지 코치가 1군에 등록했다. SK의 맥스 코치는 이전까지의 외국인 코치와는 다르다. 보통 외국인 코치들은 투수나 배터리, 트레이닝 쪽이 많았다. 더러 타격코치도 있었지만 모두 일본인이었다. 미국인 타격코치는 맥스 코치가 처음이다.

맥스 코치는 우투좌타의 외야수였다. 지난 1976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1979년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후 몬트리올, 신시내티, 캘리포니아 에인절스(LA 에인절스)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72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1리, 18홈런, 128타점을 기록했다. 1992년부터 2년 동안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뛴 경험도 있다. 그의 아들 윌도 메이저리거다. 현재 샌디에이고에서 외야수로 활약하고 있다.

56세에 타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기로 결정한 것은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다른 나라 야구 문화를 새롭게 체험했던 맥스 코치는 SK가 코치직을 제의하자 OK 사인을 냈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부터 SK 선수들을 지도한 맥스 코치는 한달 넘게 한국 야구를 체험했다. 그가 느끼는 한국 타자들의 수준이 궁금했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타격 실력을 갖춘 선수도 있다"고 한 맥스 코치는 "전체적인 레벨을 본다면 하이 더블A∼트리플A 정도로 생각한다. 더블A부터는 언제든지 메이저리그에 승격될 수 있는 수준이다"고 했다. 눈에 띄는 타자를 꼽아달라고 하자 "빅초이(최희섭)도 있고, 두산의 22번(홍성흔)도 좋은 타자다"라면서 "지금은 다른 팀과 3경기씩만 치렀기 때문에 얘기하기엔 이른 느낌이다. 좀 더 경기를 치른 뒤에 물어봐달라"며 웃었다.

공격적인 타격을 선호하는 미국 스타일이 그의 야구철학이다. 맥스 코치는 "투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스트라이크를 던져라고 배운다. 타자들도 당연히 스트라이크를 쳐야한다. 초구부터 자신이 생각하는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는 공을 쳐야한다"면서 "2스트라이크 이후엔 변화구가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리그든지 2스트라이크 이후엔 안타를 치기 쉽지 않다"고 했다.

흔히 미국에선 타자가 먼저 코치에게 조언을 구하기 전까지는 코치가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 코치들과 다르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맥스 코치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는 고액 연봉 선수들이 많고 수준이 높기 때문에 선수가 조언을 구할 때까지 기다리지만 마이너리그는 다르다"고 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선수를 빨리 키워내야하기 때문에 코치가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맥스 코치는 한국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의사소통이 쉽지 않으니 선수가 먼저 다가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스스로 느끼고 이겨내는지를 지켜본 뒤 조언을 한다"는 맥스 코치는 타격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정신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타격 기술이 좋아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좋은 타격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생활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맥스 코치는 선수단과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아 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새가 없지만, 아내 몰리씨는 한국 생활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맥스 코치는 아내도 한국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운전을 하지 않아 대중교통으로 다니는데 별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맥스 코치는 "몰리가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지하철을 타고 혼자 서울도 가고 잘 다닌다. 불편한 것은 의사소통인데, 그 외엔 문제가 없다. 나도 몇차례 지하철을 타봤는데 좋더라"고 했다.


아들 얘기가 나오니 웃음꽃이 핀다. 샌디에이고에서 외야수로 뛰고 있는 큰아들 윌이 인터뷰 당일(8일) 홈런을 쳤다고 했다. 시간이 될 때마다 아들의 경기를 꼭 본다는 맥스 코치는 부자(父子) 메이저리거에 대해 "정말 기쁘고 (아들이)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 축구 테니스 등을 배운 윌은 주로 농구선수로 활약했다. 본격적으로 야구를 하게 된 것이 대학교 2학년 때. 아내가 아들에게 야구를 적극 권유했다고 한다. 맥스 코치도 "윌이 키(약 1m90)가 크지 않아 장기적으로 볼 땐 야구선수로 활동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최근까지 부진했던 SK 타격에 대해 물었다. 역시 긍정적이었다. "초반에 좋지 않았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멘탈이다. 선수들이 기술적으로는 좋다"며 "초반 선수들이 좋지 않아 힘들어했지만 특타를 하면서 정신적, 기술적인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고 했다.

SK에서 메이저리그로 데려가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곧바로 "정"이라고 했다. 최 정을 말하는 것이다. 그의 장점을 묻자 "히 캔 힛(He can hit)"이라고 했다. 최 정의 타격 능력을 그 한마디로 함축한 것.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하자 "타격에 자신감도 있고, 배트 스피드가 빠르고, 직구는 물론 변화구 공략도 잘한다. 타구 방향도 좌-중-우 모든 방향으로 칠 줄 안다"며 장점을 나열했다. 그런데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하면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려면 외야수가 낫다고 했다. 맥스 코치는 "최 정이 3루 수비를 못한다는 뜻이 아니다. 최 정의 수비는 메이저리그에서 통하는 수비다"라고 하면서 "좋은 타격이 있으니 굳이 힘든 3루 수비를 하는 것보다 발도 빠르니 외야수를 하는 게 적응이 쉽고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맥스 코치는 "타자들이 좋은 타격을 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게 목표"라고 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1시간 뒤에 열린 두산과의 경기서 SK는 1-11로 뒤지다가 타선이 터지며 13대12의 역전승을 거뒀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19일 목동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SK와 넥센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SK 이만수 감독이 맥스 베네블 코치와 주먹을 맞대며 웃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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