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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희섭에게 '특별한 4월'이 다시 다가왔다. 올 시즌의 대활약을 예고하는 전조가 나타난 듯 하다.
최희섭이 19일까지 기록한 3경기 연속 홈런은 올해 두산 양의지와 LG 오지환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온 기록이다. 특히 최희섭 개인으로서는 2007년 한국 무대 복귀 이후 처음으로 달성한 것이다. 그만큼 최희섭의 최근 타격감이 날카롭다는 증거다. 게다가 향후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최희섭의 존재감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그런데, 최희섭이 이렇게 국내 복귀 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홈런'을 친 것이 4월인 점이 심상치 않다. 그간 최희섭이 특별한 활약을 펼쳤던 시즌을 살펴보면 대부분 시즌 초반인 4월부터 맹활약을 펼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 더군다나 '연속경기 홈런'이 나왔던 것도 하나같이 4월이었다.
2003년과 2004년은 최희섭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시기다. 2003년에는 시카고 컵스의 유망주로 빅리그 80경기에 나와 2할1푼8리 8홈런 28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런데 이때 최희섭은 전체 시즌에 기록한 8개의 홈런 중 무려 5개를 4월에 몰아쳤다.
플로리다로 트레이드 된 2004년에는 조금 더 입지가 넓어진 시기다. 최희섭은 시즌 후반 LA다저스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95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에 15홈런 40타점으로 주전급 선수로 도약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때 역시 플로리다에서 기록한 15개의 홈런 중 무려 9개를 4월에 기록했다.
뿐만 아니다. 최희섭이 국내에 복귀한 뒤에도 4월에 좋은 성적을 냈을 때 전체 시즌의 성적이 좋았다. 최희섭이 국내 무대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냈던 2009년이 좋은 예다. 당시 최희섭은 131경기에 나와 타율 3할8리에 33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때도 4월부터 뜨겁게 타올랐다. 2009년 4월 한 달간 23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1리에 7홈런 15타점을 기록한 것. 이런 초반 맹타 덕분에 최희섭은 개인 최고의 성적을 낸 시즌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런 활약이 올해도 예고되고 있다. 아직 4월이 다 끝나지 않았지만, 최희섭은 3할2푼6리에 3홈런 16타점을 달성 중이다. 홈런 수는 적지만, 타율과 타점은 2009년보다 낫다. 게다가 연속 경기 홈런으로 탄력을 받았으니 4월 남은 경기에서 충분히 홈런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 결국 최희섭의 '뜨거운 4월'을 통해 올 시즌에 모처럼 '빅초이의 대폭발'을 볼 수 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