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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2013년 롯데는 1년 전 보다 강하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3-21 06:14

지금의 롯데는 1년 전 롯데와는 많이 달라졌다. 투수의 팀으로 변신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3.14/

2013년 롯데 자이언츠를 1년 전 롯데와 비교하면 어떨까.

타자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이 롯데를 떠났다. 대신 투수 김승회와 홍성민이 합류했다. 그리고 한화에서 교타자 장성호를 영입했다. 공익근무를 마친 투수 조정훈까지 가세했다. 후반기 투입될 예정인 조정훈은 현재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투수 송주은, 야수 조홍석 등 신인들이 가세했지만 전력에 큰 변동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롯데는 지난해 정규리그 4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했다. 올해 롯데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타선의 무게감은 떨어졌다. 반면 마운드는 두터워졌고, 안정감이 더해졌다. 전력의 가감을 단순하게 따지면 타격에서의 누수가 투수진 보강 보다 더 커보일 수 있다. 거포 홍성흔은 4번 타자였고, 발빠른 김주찬은 1번 타자였다.

롯데는 아직 이 둘의 빈자리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4번 타순에 전준우 강민호 김대우를 차례로 실험했다. 김주찬이 주로 맡았던 1번 타순에는 황재균, 좌익수로는 김대우가 주로 나가고 있다. 롯데 타선은 시범경기 초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20일 LG와의 시범경기에서 모처럼 폭발했다. 16안타를 집중, 9득점했다. 그 이전 6경기에선 총 10득점에 그칠 정도로 물방망이였다.

롯데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이번 시즌 내내 재발될 수 있는 고질병일 가능성이 높다. 원래 방망이를 믿기 어렵다는 건 야구계의 속설이다. 그런데 롯데 타선은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집단 무기력증에 빠질 수도 있고, 또 활화산 처럼 타오를 수도 있다.

주장 조성환은 "올해 롯데 타자들은 투수들을 돕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롯데의 올해 무게 중심은 방망이 보다 마운드 쪽에 맞춰져 있다. 홈런 타자 이대호(오릭스)와 홍성흔이 공존했던 옛 롯데가 아니다. 롯데의 컬러는 홈런을 펑펑 치든 타자의 팀이 아니다. 타선을 앞세운 롯데로는 해묵은 우승의 한을 풀기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지난 1992년이었다.

롯데 마운드는 이번 시즌 더 경쟁력이 있다. 지난해 롯데 투수진은 삼성 다음으로 강력했다. 팀 평균자책점 2위였다. 김승회 홍성민의 가세로 선발 경쟁이 치열해졌다. 유먼 송승준이 일찌감치 선발의 두 자리를 굳혔다. LG에서 검증을 마친 옥스프링도 합류했다. 고원준 김승회 이재곤 진명호 등이 두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중간 불펜에는 김성배 최대성 강영식 이명우 김사율 홍성민 등이 있다. 마무리는 정대현이 있다. 롯데 마운드는 시범경기 7경기에서 평균 자책점이 2.29였다. 이 수치만으로 마운드가 탄탄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롯데 투수들의 다수가 이미 각자의 역할에서 검증을 마쳤다. 유먼 송승준은 선발로, 김성배 최대성 김사율 정대현 등은 불펜에서 통한다는 걸 입증했다. 부상 변수가 있지만 선수층이 두터워 생길 수 있는 빈자리를 원활하게 메울 수 있다.

롯데는 시범경기를 통해 그들이 어떤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롯데가 찾은 답은 마운드다. 타선의 기복을 마운드로 덮어 버리는 수밖에 없다. 마운드가 강할 경우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 경쟁력이 강해진다. 또 깊은 슬럼프에 빠질 확률이 낮아진다.

롯데팬들은 달라진 부산 야구가 처음엔 낯설 수 있다. 재미를 추구했던 야구에서 '이기는 야구'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흥미가 떨어지는 건 감수해야 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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