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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훈이 오타니에게 투수에 전념하라고 한 이유는?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2-17 14:59


재일교포 야구인 장 훈이 니혼햄 파이터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방문해 루키 오타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캡처=스포츠닛폰 홈페이지

3085개의 안타를 터트려 일본 프로야구 통산 최다안타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재일교포 야구인 장 훈(72·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 일본 프로야구에서 3000안타 이상을 때린 선수는 장 훈이 유일하다.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그는 23년 간 선수로 뛰면서 7차례나 타격왕에 오른 살아있는 전설이다.

장 훈이 다시 한번 투수와 야수를 겸하겠다고 나선 니혼햄 파이터스의 슈퍼 루키 오타니 쇼헤이(19)에게 "투수에 전념하라"고 충고했다. 야구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 훈은 17일 일본 민영TV TBS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하나에 집중하는 낫다"며 투수와 야수, 두 포지션을 모두 하려고 하지 말고, 처음부터 투수에 전념하라고 조언했다.

장 훈은 12일 니혼햄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방문해 오타니의 훈련모습을 지켜봤다고 한다. 장 훈은 오타니가 투수와 타자, 모두 뛰어난 자질을 갖췄다고 높게 평가를 하면서도 "그래도 최종적으로 투수를 해야하다. 야수와 투수를 함께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 훈은 이전에도 언론을 통해 오타니가 두 포지션에 신경을 쓰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하나를 선택하라고 충고를 한 바 있다.

오타니는 하나마키히가시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해 고시엔대회 예선에서 시속 160km 직구를 던져 주목을 받았다. 타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던 오타니는 일찌감치 일본 프로야구 팀에 입단하지 않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고교시절부터 그를 눈여겨봐온 LA 다저스로부터 입단 제의도 받았다. 니혼햄은 오타니가 미국행을 공표했는데도, 그를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하고 끈질기게 설득을 했다. 오타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메이저리그에 바로 진출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니혼햄의 설득에 결국 미국행을 포기했다.


니혼햄 오타니가 지난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에서 타격하는 모습. 사진제공=스포츠닛폰
지난해 12월 오타니가 니혼햄에 입단하자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그를 투수는 물론, 내야수로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수뿐만 아니라 야수로서의 잠재력을 키워보겠다고 했다. 오타니는 니혼햄 2군 캠프에서 불펜피칭을 하면서도 유격수 내야 수비에 타격훈련까지 병행했다. 지명타자제도가 없는 센트럴리그는 투수도 타석에 들어가지만, 니혼햄이 속한 퍼시픽리그 투수는 마운드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데 집중한다.

장 훈은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투수와 야수를 겸한 선수가 성공한 예가 드물었다는 점을 들어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반대했다. 장 훈은 메이저리그에서 베이브 루스가 투수와 타자로서 활약했지만, 1900년대 초반으로 시대가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현대 야구에서는 (두 개의 포지션을 겸하는 게)체력적으로 어렵다. 체력이 따라 준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1개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1910년대부터 1930년대에 활약했던 베이브 루스는 투수로서 통산 94승46패(평균자책점 2.28), 타자로 타율 3할4푼2리, 714홈런, 2213타점을 기록했다. 1910년대 중후반 투수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1920년대 이후 홈런타자로 명성을 날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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