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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윤석민도 제구가 높으면 맞을 수밖에 없다.
경기를 앞두고 LG 김무관 타격코치는 "윤석민을 상대로 우리 타자들이 낮은 코스를 잘 칠 수 있는지를 점검해보는 날이다. 낮은 코스를 적극적으로 공략해보라고 타자들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윤석민은 지난해 20년만의 프로야구 투수 4관왕에 오른 선수다. 윤석민이 좋은 컨디션일 경우엔 낮게 낮게 제구가 잘 된다. 어차피 정규시즌에서도 윤석민의 공을 치려면, 낮은 코스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 김무관 코치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시범경기에서 윤석민 공략법을 테스트한 셈이다. 윤석민은 지난해 LG와의 경기에 4차례 등판, 21이닝 동안 1실점을 기록했다. LG 상대 방어율이 무려 0.43이었다.
연속 3안타, 높으면 별 수 없다
이날 윤석민은 다른 이닝에선 대체로 좋은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시속은 150㎞였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꽤 많이 섞었다. 전체 투구수 106개 가운데 직구는 57개였다.
3회가 문제였다. 연속 3안타를 포함해 모두 4안타를 내주며 3실점했다. 모든 투수들은 본게임에 들어가면 연속 3안타를 피하려 노력한다. 연속 3안타는 곧 실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윤석민 같은 투수가 연속 3안타를 맞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LG 타선이 낮은 공을 많이 보려고 노력했지만, 이날 경기에선 윤석민은 반대로 공이 높아서 고전했다. 직구에는 힘이 실리긴 했지만 코스가 높았고 변화구도 위력적이지 못했다. 3회에 2사 3루에서 이진영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허용했는데, 시속 119㎞짜리 커브가 높게 들어갔다. 그후 이병규에게 110㎞대 초반의 몸쪽 낮은 변화구를 던지다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다. 이 케이스는 '배드볼 히터'인 이병규의 배트 컨트롤이 좋았다. 뒤이어 정성훈에겐 144㎞짜리 몸쪽 높은 직구를 던지다 2타점짜리 우전안타를 맞았다.
결국 윤석민도 높은 쪽으로 자꾸 던지면 얻어맞는다는 게 입증된 경기였다. 윤석민은 경기후 "본래 부산 사직구장에서 등판하려다 비로 취소가 됐었다. 오랜만에 던지니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 같다. 지난번 문학구장에서 등판했을 때는 실점을 하긴 했어도 나름 만족했었는데, 이번 등판에선 전체적으로 피칭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밸런스가 들쭉날쭉했다. 정규시즌에 앞서 이상적 투구밸런스를 되찾겠다"고 자평했다.
광주=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