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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감독의 예상대로 투수 교체 타이밍은 중요했다. 그러나 롯데는 다소 성급한 투수 교체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3회까지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1-0으로 앞선 4회 박정권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승리 투수가 됐던 지난 2차전과 비교하면 컨트롤 능력이 조금 떨어졌지만 나쁘지 않았다. 직구는 최고 148km까지 찍었고, 주무기인 포크볼의 각도 괜찮았다.
또다른 이유는 장원준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4차전에서 불펜 투수로 등판한 장원준은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선발 부첵에 이어 4회에 등판한 장원준은 4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당초 양 감독은 정상적으로 22일 5차전이 열렸다면 장원준을 왼손 타자를 상대할 원포인트 릴리프로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운 좋게(?) 경기가 하루 연기됐다. 장원준이 이틀을 쉬었다는 점을 롯데 코칭스태프는 너무 믿었다. 장원준에게 긴 이닝을 맡기겠다는 계산을 하고 조기에 투입한 것이다. 하지만 악수가 되고 말았다.
장원준은 마운드에 올라오자마자 임 훈에게 중전 안타를 맞더니 정근우, 박재상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추가 실점했다. 이틀을 쉬었지만 장원준의 공은 힘이 없었다. SK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에 불과했다. 롯데는 장원준에 이어 등판한 부첵의 와일드피칭으로 점수를 또 내줘 1-4로 밀리고 말았다.
선발 송승준의 투구수는 67개 밖에 되지 않았다. 결과론이지만 구위도 장원준이나 부첵보다는 송승준이 더 나았다.
롯데는 화재를 예방하려다 오히려 화를 자초하고 말았다.
부산=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