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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종료가 임박한 시점이 되면 감독과 선수들은 간혹 '동상이몽'에 빠져든다.
그러나 나지완은 다른 꿈을 꾸고 있었다. 나지완의 꿈은 '3할 타자'보다는 '20홈런 타자'가 되는 것이다. 이 경기를 앞두고 18홈런을 기록 중이라 홈런 2개만 더 치면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 시즌 20홈런' 고지에 오를 수 있다. 그래서 결국 나지완은 자신의 꿈을 조 감독에게 열심히 설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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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감독 : 꿈? 뭔데? 하고 싶은 거 있나.
나지완 : 네. 20홈런이요. 지금 18개 거든요. 러닝하고 올테니까 제발 선발로만 내보내주세요.
조 감독 : (황당하다는 듯) 내보내주면 할 수 있겠나. 홈런 친다고 폼만 커지는거 아냐?
나지완 : 아니에요. 가볍게 휘두르겠습니다. (스윙동작을 취해본다)
조 감독 : (슬쩍 웃으며) 그래 그럼. 하여튼 오늘 못치면 (잔여경기에)안내보낸다. 알았지?
의외로 강경한 나지완의 요청에 조 감독은 못 이기겠다는 듯 애초에 작성해 온 선발 라인업을 수정했다. 결국 나지완은 이날 4번타자로 출전하면서 '꿈'을 현실로 만들 기회를 얻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