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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구장 맞아? 안타까운 목동구장의 현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6-19 14:47



"이게 프로 선수들이 뛰는 구장의 현실입니다."

롯데 이대호의 볼멘 소리다. 그럴만 하다. 도저희 프로 선수들이 뛰는 구장의 덕아웃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다. 덕아웃 바닥이 여기저기 파여있어 왔다갔다하는 선수들이 부상을 입을 정도니 큰일이다.

이대호는 18일 경기에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사실 경기 전까지 이대호는 1루수로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7일 경기를 치르다 덕아웃 바닥 패인 부분에 발을 잘못 디뎌 오른 발목을 접질리고 말았다. 크게 접질린 것은 아니지만 오른 발목은 이대호가 고질적으로 통증을 갖고 있던 부위. 통증 때문에 수비에 나설 수 없었던 것이다. 이대호 뿐 아니라 강민호도 17일 발목을 접질리는 등 많은 선수들이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있는 상황이다. 원정팀이 쓰는 1루 뿐 아니라 홈팀 넥센이 사용하는 3루 덕아웃도 마찬가지다.

현재 목동구장 덕아웃의 바닥은 폐타이어를 활용해 만든 바닥이다. 푹신푹신한 소재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스파이크에 파이기 쉽다. 목동구장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 체육시설 관리사업소의 한 관계자는 "시즌 전 시멘트에서 폐타이어로 바꿨다. 시멘트는 너무 딱딱해 선수들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 선수 보호차원에서 푹신한 소재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야구선수들이 신는 스파이크에 바닥이 훼손될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이 관계자는 "선수들이 그냥 왔다갔다 하는 정도면 이렇게 심하게 바닥이 파이지 않는다"고 했다. 일년 내내 꽉 차있는 목동구장의 대관 스케줄이 문제였다. 목동구장에서는 넥센의 프로야구 홈경기 뿐 아니라 아마추어 대회, 사회인 야구 경기도 열린다. 넥센의 김기영 홍보팀장은 "최근 대학야구 리그가 열리고 있는데 지방 원정을 다녀오니 바닥이 더욱 심하게 훼손돼있더라"라고 했다.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다른 관계자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초조해서 그런지 스파이크로 바닥을 파내는 장면을 자주 봤다"고 얘기했다.

더 큰 문제는 당장 바닥 보수를 하기 힘든 현실이라는 점이다. 이번 주말 3연전 이후 곧바로 대학야구 경기가 속개된다. 월요일을 제외하곤 앞으로도 경기 스케줄이 꽉 차있는 상황이다. 관리사업소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이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건 심각한 일이다. 최대한 빨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목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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