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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LG에 빠른 발이 사라졌다.
뛰는 야구의 실종은 득점력의 감소까지 불러왔다. 방망이가 화끈하게 터지지 않는 날에는 쉽사리 득점이 나지 않았다. 6월 성적을 보자. LG는 14일까지 116안타로 6월 팀 최다안타 3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득점 부문에서는 55득점으로 뒤에서 세번째다. 방망이의 힘은 여전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발'이 없기에 득점력이 떨어졌다.
LG는 이대형의 부상 이후 지난달 31일부터 이택근을 1번타자로 쓰고 있다. 이택근은 1번으로 나서 단 1개의 도루만을 성공시켰다. 시도 역시 1회. 1번타자의 최고 덕목인 출루에 관해서도 미덥지 못하다. 이택근은 톱타자로 나선 지난달 31일부터 14일까지 3할5리의 출루율을 기록중이다. 이는 LG 타자 중 백업포수 심광호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톱타자의 빈 자리는 KIA와 삼성을 만난 최근 경기서 더욱 크게 느껴졌다.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삼성 배영섭은 3회와 7회 도루를 성공시킨 뒤, 득점까지 연결해냈다. 12일 군산 KIA전에서는 KIA 이용규가 1회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치며 LG 선발 주키치를 강하게 흔들었다.
도루를 비롯한 발빠른 야구는 득점력만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다. 발야구는 마운드에 있는 투수를 흔드는 역할도 한다. 발빠른 이대형이 1루에 나갔을 때 그의 도루를 신경쓰지 않는 투수는 없다. 주자에 신경쓰다 보면 타자와의 승부에 소홀해지는 것이 상식이다.
오른쪽 복사뼈에 실금이 간 이대형의 복귀는 빨라야 6월 말이다. 이대형의 공백을 메워주던 양영동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6월 복귀가 불투명하다. 뛰는 야구를 되찾지 못한다면, 치열한 상위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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