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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안지만 등번호를 좋아하는 이유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6-12 18:05


지난 7일 대구구장에서 삼성 최형우가 롯데 이대호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최형우가 입은 훈련복은 실은 안지만의 것이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삼성 최형우가 '등번호 바꿔치기'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최형우는 12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하절기 흰색 저지를 입고 훈련했다. 그런데 등번호가 28번이다.

본래 최형우의 등번호는 34번. 28번은 투수 안지만의 것이다. 유니폼넘버는 야구선수들에게 명찰 비슷한 것이다. 심지어 한 번호를 놓고 선후배가 미묘한 신경전을 펼칠 때도 있다. 그런데 왜 최형우는 안지만의 번호를 단 것일까.

"지만이의 기를 받고 싶어서"라고 최형우는 답했다. 지난 7일 롯데전부터 28번을 달고 훈련했다는 것이다.

안지만은 지난달 말 팔꿈치 통증 때문에 잠시 2군에 다녀왔다. 그리고 1군에 복귀한 뒤 4일 잠실 두산전에서 곧바로 승리투수가 됐다. 불펜투수가 승리투수가 되는 건, 특히 삼성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최형우는 "잘 안 맞고 있었다. 그런데 희한하게 지만이 유니폼을 입고 나서 좋아졌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앞선 일주일의 6경기에선 단타 3개만 치는 데 그쳤다. 그후 5경기에선 2루타 2개 포함, 8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넥센전에서도 두번째 타석에서 깨끗한 우중간 안타를 터뜨렸다.

정작 안지만은 요즘 28번이 아닌 1번을 달고 훈련한다. 1번은 선발투수 윤성환의 번호다. 본래 안지만이 1번을 좋아한다.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1번을 달았다. 윤성환은 "지만이가 하도 칭얼대길래 새로 지급받은 유니폼 상의 한개를 줬다"며 웃었다.

물론 정규 경기에선 본래 번호를 달아야 한다. 이러다 나중엔 페이스 좋은 선수와 같은 등번호가 여기저기서 눈에 띌 지도 모르겠다.


목동=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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