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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사건' 8개 구단 외야수들 경악!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06-05 15:10


KIA 이종범이 관중석에서 날아온 맥주캔 때문에 화가 나 관중과 언쟁을 벌이자 심판들이 말리고 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달리는 차에 돌을 던지는 것과 같다."

KIA 이종범이 당한 맥주캔 투척 사건에 대해 8개 구단 외야수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그런 상황이면 누구나 화가 난다. 이종범 선배도 충분히 화가 날만 하다. 특히 원정구장 외야에 서 있으면 무서울 정도다. 각종 욕설에 비방하는 말들 때문에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맥주캔이 날아오면 끔찍한 일"이라며 이종범의 행동을 충분히 이해했다.

이종범은 4일 인천 SK전에 우익수로 출전했다. 9회말 선두 타자 박정권의 우측 담장을 때리는 타구를 따라가 펜스 플레이를 했다. 이때 머리 뒷쪽 외야석에서 개봉되지 않은 맥주캔이 날아왔다. 3~4m 옆에 떨어져 직접 맞지는 않았지만 이종범은 화가 났고, 관중석을 향해 항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글러브를 관중에게 던지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경기후 이종범은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날인 5일 KIA 구단을 통해 이종범에게 엄중 경고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선수만 탓할 게 아니라 난폭한 관중에 대한 제재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화 외야수 강동우는 "나도 올해 군산에서 수비를 하는데 패트병이 옆으로 떨어졌다. 직접 맞지 않아 그냥 넘겼다. 팬들 앞에선 선수가 약자지만, 바꿔 생각하면 선수도 사람이다. 꽉찬 캔이나 패트병은 뛰어다니는 외야수에겐 흉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날 TV 해설을 맡았던 MBC 허구연 해설위원도 "외야에서 던진 어떤 물체에 맞으면 실명할 수도 있는 등 선수 생명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다"며 팬들에게 성숙된 관전 문화를 다시 한번 당부했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의 경우는 어떨까. 경기가 벌어지는 스타디움엔 경찰이 배치된다. 관할 지역 셰리프(Sheriff)나 사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찰관이 배치된다. 이들은 소란을 피우거나 맥주 캔과 같은 물건을 그라운드에 투척하는 관중이 있을 경우 현행범으로 붙잡아 연행, 법적 제재를 가한다. 아울러 구단은 소란을 피운 관중에 대해선 향후 야구장 입장을 금지시킨다.

하지만 한국프로야구엔 이 같은 규정이 없는 상태다. KBO나 각 구단들은 선수들에게 난동을 부리거나 욕설을 하는 관중에 대해 '상대하지 말라'는 소극적인 대처법만을 당부할 뿐이다. 이와 관련해 KBO는 "야구장에 공권력을 투입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 안전 요원을 좀 더 늘리는 방법 등 구단 차원의 대책을 좀 더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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