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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인공관절수술 참관] 의사 숙련도에 첨단 기술 더해 수술 정확도 향상…통증 감소·빠른 회복 등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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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수술은 의료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중 하나다.

최근 로봇은 흉부외과 수술뿐만 아니라 비뇨기과, 외과, 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형외과, 특히 인공관절 수술에도 로봇수술이 도입돼 화제다.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에게 시행되는 인공관절 수술은 뼈를 절삭한 후 특수 제작된 인공관절을 삽입해 통증을 감소시키고 관절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수술이다.

현재는 전문의의 숙련도와 감에 의해 뼈를 절삭하는 데, 로봇수술은 이를 더 정밀하게 깎아준다는 장점이 있다. 그만큼 환자의 통증은 줄고 회복 속도는 앞당길수 있다.

최근 힘찬병원을 방문, 세밀한 로봇수술의 현장을 참관하는 기회를 가졌다.



▶로봇 수술 4단계 진행, 정확도·안전성 높여…'햅틱존' 벗어나자 작동 멈춰

지난달 28일 오전 9시50분 서울 목동힘찬병원 3층 수술실에 82세 여성이 왼쪽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앞두고 누웠다.

마취가 된 환자 주위엔 황보현 원장을 비롯한 4명의 의료진들이 대기했다.

다른 수술과 달리 특이한 것은 집도의인 황 원장 옆에 위치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마코(Mako)'가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수술실 한쪽엔 마코와 연결된 모니터 2대와 송수신 장치도 설치돼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3D 기반의 CT촬영으로 인공관절 삽입 위치와 절삭 부위 확인 ▲수술 직전 가상의 플래닝 ▲절삭부위 '햅틱존(접촉경계면)' 형성 ▲인공관절 삽입 등 총 4단계로 진행된다.

이에따라 모니터에는 수술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찍은 환자의 무릎 뼈 구조가 3차원(3D)로 띄어져 있다.

수술이 시작되자 황 원장이 메스로 환자의 왼무릎 피부와 근육 등을 박리했다.

이후 무릎뼈가 드러나자 황 원장은 금속 막대 2개를 환자의 정강이와 허벅지 뼈에 고정했다.

이른바 '안테나'로 불리는 이 금속 막대는 마코와 연결돼 실시간으로 환자의 무릎관절 상태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약 40개의 작은 녹색의 점들이 화면속 환자의 무릎 뼈 위에 표시되자 황 원장은 작은 탐침봉을 환자의 무릎에 대는 방식으로 해당 점들을 따라서 마킹을 했다.

수술전 CT촬영한 환자의 관절 상태를 정밀하게 다시 측정하는 과정으로,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을 위한 단계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황 원장은 무릎 뼈의 절삭 면적, 깊이 등에 대해 의료진과 상의했고 측정값을 입력하자 절삭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녹색으로 바뀌었다. 이른바 '햅틱존'이 생성된 것이다.

햅틱존이란 일종의 '안전 펜스'로, 계획된 범위 밖으로 뼈 절삭이 이뤄지지 못하게 하는 기능이다. 이로써 최소한의 뼈만 정확하게 깎아내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후 황 원장이 마코 앞쪽에 절삭기(톱)를 달아 표시된 녹색 부위를 깎기 시작하자 흰색으로 바뀌었다.

절삭기가 햅틱존을 살짝 벗어나자 마코의 작동이 순간 멈추기도 했다.

약 10분간의 절삭 과정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인공관절을 삽입했고, 봉합까지 순조롭게 수술이 끝났다. 수술시간은 총 1시간 정도. 기존 인공관절 수술시간에 비해 약 10분 가량 더 소요됐다.

▶"기존 수술 대비 회복 시간 11시간 앞당겨…통증은 55% 가량 줄어"

이날 수술을 마친 목동힘찬병원 황보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마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은 뼈를 최소한으로 정확하게 절삭해 관절 주변의 인대와 신경 손상을 예방하고 수술 후 회복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CT촬영을 통한 사전 3D 수술계획 수립한 후, 환자의 인대 상태에 따라 또 한번 실시간 가상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마다 각기 다른 뼈 모양, 인대 및 힘줄 등을 고려한 정확한 맞춤형 수술이 가능하다. 특히 전문의가 직접 로봇팔을 잡고 수술을 집도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숙련도와 첨단 의료기술의 정확성이 합쳐진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실제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장점은 약 150편의 해외논문을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다. 영국 정형외과학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일반 인공관절수술 환자에 비해 회복시간이 11시간 가량 빨랐다. 무릎 운동 가능 범위도 기존 수술 대비 10.8도 늘어났다. 인공관절 연구결과가 실리는 국제 학술지에도 일반 인공관절수술 대비 로봇 인공관절 수술 후 8주까지 환자 통증이 55.4% 감소하며 비교적 빠른 회복을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게재됐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공관절 수술 성공여부의 관건은 정확도인데, 로봇을 이용하면 기존 수술보다 정확도 높은 수술이 가능하다"며 "현재도 환자의 만족도와 수술 예후가 좋지만, 로봇시스템을 통해 1% 오차라도 줄인다면 환자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필요한 손상과 출혈이 줄어들어 환자들의 통증 감소는 물론 빠른 회복과 재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목동힘찬병원은 지난 6월 29일 로봇 인공관절수술을 도입한 이후 1개월여만에 100례를 달성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최단기간 100례 돌파한 이례적인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