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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플랫폼, 성공 가능성은?'
최근 e스포츠 산업은 게임 IP를 가진 게임사(종목사)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예전에는 방송사나 협회, 프로모터 등 대회를 주최하는 쪽에서 가지고 있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처럼 한 해에만 수천억원을 e스포츠에 투자하는 게임사가 등장하면서 이 트렌드가 급속도로 정착되고 있다. '오버워치'를 활용해 글로벌 리그를 올해 말부터 개최하려 하고 있는 블리자드 역시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단위로 인기가 높은 e스포츠 종목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한국 e스포츠 산업계로선 IP와 투자금 등에 밀려 상당히 고전을 하고 있다.
아이덴티티 구오하이빈 대표는 "e스포츠 시장은 매년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e스포츠 인구 44%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며, 한국과 중국이 전세계 시장의 23%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e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아이덴티티가 e스포츠 사업에 뛰어든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게임 및 e스포츠 사업자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파트너사 발굴에 힘을 쏟으면서 지속 가능한 e스포츠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덴티티의 e스포츠 사업 핵심 3가지는 차별화된 글로벌 e스포츠 대회 개최, 팀-선수 육성 및 지원, e스포츠 인프라 투자 등이다. 아이덴티티가 선보인 WEGL은 '모두를 위한 e스포츠'를 슬로건으로, 전통 e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한 신개념 모델의 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아이덴티티는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기존 프로 선수는 물론 아마추어와 여성 게이머를 위한 지원, 그리고 새로운 e스포츠 종목 육성과 경기장 건립 등이 포함된다.
아이덴티티는 대회와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결합된 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게임스타 코리아', 정규리그인 '프리미어', 팬들이 원하는 매치를 성사시켜주는 '슈퍼 파이트' 등 3가지 방식을 소개했다. 우선 '게임스타 코리아'의 경우 '오디션 프로그램과 게임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참가자 모집부터 시작해 트레이닝, 서바이벌 토너먼트, 합숙 등 참가자들의 열정과 도전 과정을 담아낸다. 입상자들은 e스포츠 전문가들의 지원 하에 팀으로 창단, 프로 선수로서의 꿈을 키워나간다. '게임스타 코리아' 시즌1 우승팀은 글로벌 토너먼트 파이널에 출전할 자격을 손에 넣는다.
연중 상시 개최되는 WEGL의 대표 정규리그 '프리미어'는 종목별 다양한 포맷의 대회를 통해 연중 지속적으로 개최된다. 또 향후 중국, 북미, 유럽 등 주요 e스포츠 국가에도 진출해 각 지역별 정규리그화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팬들을 위한 대회 '슈퍼 파이트'도 흥미롭다. UFC 형식의 선수 지명, 팬 투표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팬들이 좋아하는 매치업을 성사시킨다. 이를 위해 레전드 선수들의 초청전, 라이벌전, 신예 선수들의 데뷔전 등 다양한 방식의 매치업이 준비된다. 올해 열릴 3가지 포맷 대회의 시즌1 최종전은 오는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17' 현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다만 아이덴티티는 이날 대회 종목이나 중계 방식 등에 대해선 이날 밝히지 않았다. 아이덴티티 전명수 부사장은 "마지막 조율중인데 조만간 종목을 공개할 예정이다. 우선 온라인게임으로 5종목 정도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기존 e스포츠 인기 종목을 대회에 포함시키기 힘들기 때문에 새로운 게임 발굴과 지원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대대로 진행된다면 새로운 e스포츠 종목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반면 IP를 가진 종목사들의 알력 속에서 정체성을 찾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 시작에 앞서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는 부산인디커넥티드페스티벌조직위원회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오는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되는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 행사의 공식 스폰서로 참여해 e스포츠 인디게임 발굴에 적극 나선다. 이어 발굴된 e스포츠 인디게임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자사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