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류중일 감독 충격패후 선수단 다독인 이유

기사입력 2013-03-03 18:14:11 | 최종수정 2013-03-04 00:34:26

WBC 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3일 타이중구장에서 열린 훈련 도중 외야에서 공을 정리하고 있다. 타이중(대만)=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뒤 하루가 지난 3일 한국 대표팀은 대만 타이중구장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대회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일정에 따라 가진 공식훈련이었다. 전날 어이없는 패배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던 류중일 감독은 예상보다 밝은 표정이었다. 오후 3시30분(현지시각) 선수들을 앞에서 이끌고 가장 먼저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낸 류 감독은 취재진을 보더니 "아, 네덜란드 그 녀석들 참…"이라고 혼잣말을 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기자들을 보기가 다소 민망했는지 애써 농담을 던진 것이었다.

대표팀 선수들이 타이중구장에 도착하던 시각,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는 한국과 같은 B조의 대만과 네덜란드가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류 감독은 "네덜란드가 3-0으로 이기고 있는데, 이겨야 하는데 말이죠"라며 기자들에게 경기 소식까지 전해주기도 했다.

류 감독은 이날 오전 숙소에서 선수단 미팅을 가졌다. 침통한 분위기였을 것이라는 주위의 생각과 달리 다음 경기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고 했다. 류 감독은 "특별한 얘기를 한 것은 없다. 잘 됐을 때보다 안 됐을 때 배우는게 더 많다는 얘기를 해줬다. 선수들이 앞으로 야구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해주고 다독여줬다"고 밝혔다.

류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타선이다. 4일 호주전에서는 네덜란드전과 다른 타순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타순을 바꾼다고 해도 특별한 비책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류 감독은 "다른 방법이 없다. 타자들을 믿어야 한다. '못치면 어떡해?'라는 생각만 할 수는 없다. 타자들도 내가 말한 뜻을 잘 받아들였으리라 생각한다"며 선수들에 대한 신뢰감을 내비쳤다.

이어 류 감독은 "야구라는게 멘탈 게임인게, 최 정은 연습때 너무 안 좋아 걱정했는데 어제는 정말 잘 쳤다. 어제 9번에 넣었는데 6번에 넣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어제를 계기로 최 정은 의기소침했던 것을 벗었을 거다. 최 정이 그랬듯 자신감을 가지고 하면 된다"며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고, 기습번트가 내야안타가 되면 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계기가 내일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걱정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고도 했다.

호주전에 대한 준비는 이미 다 마쳤다. 경기에 앞서 투타별로 미팅을 갖고 호주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다시 각인시킬 계획이다. 류 감독은 "호주 선수들의 그림은 이미 다 숙지했다. 경기장으로 출발하기 30분 전에 (호주)투수들과 타자들의 성향을 다시 한번 체크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지난 2011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아시아시리즈까지 석권하며 단기전 명승부사의 반열에 올랐다.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치른 첫 경기에서 치욕스러운 패배를 당했으니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그러나 아직 실망할 단계는 아니다. 류 감독은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이 더이상 들지 않도록 하겠다"며 다시한번 의지를 다졌다.
타이중(대만)=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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