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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를 마친 배우 박서준을 만났다. .
"그런 장면은 연기하는 사람 입장에서 많이 힘들다. 감독님에게 많이 의지했고 카메라 구도 등을 보고 현장성을 많이 반영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두 인물의 현재 관계 진행을 설명하려 했다. 배드신이 있어도 첫날밤인지 오래 사귄 연인의 하룻밤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그 배드신이 이슈가 된 것도 그 장면이 야했다는 느낌보다는 분위기에서 오는 게 컸다고 본다. 첫회부터 끌고 온 감정선 때문에 이슈가 많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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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과 처음 연기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우리가 이 작품을 잘 하고 싶다는 목표 의식은 같았다. 둘 뿐만 아니라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작품 이야기를 할 때는 전혀 거리낌 없이 얘기할 수 있었다. 나는 무조건 상대의 의견을 신뢰하려 한다. 나는 나만큼 이영준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듯 상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대화를 많이 했다. 의견 차이가 있으면 접점을 찾아나갔다. 그런데 의견차이보다는 공통점이 훨씬 많았고 그 안에서 감독님이 조율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완벽한 호흡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유일하게 온전한 캐릭터, 중심을 잡아주는 캐릭터는 미소라고 생각했다. 다른 캐릭터가 너무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미소가 중심을 확실히 잡았을 때 설득력이 생기겠다고 생각했다. 감정에 있어 많이 물어보려 했다. 초반에는 대화를 더 많이 했다. 촬영은 체감상 1년 이상 한 기분인데 세달 반 정도 했더라. 그 기간에 16부작을 찍는다는 게 말도 안되는 일이고 중간에 대본 작업 과정도 길어졌고 나도 캐스팅을 확정하는 게 늦어진 상태에서 급하게 들어갔다. 모든게 다 정리가 되고 난 뒤 방송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감독님이 촬영을 조금만 미뤄달라고 했다. 그래서 2주 정도 늦게 방송이 됐다. 모든 게 결정되고 일사천리로 풀어졌다. 그런 과정이 있었음에도 짧은 기간에 좋은 작품 만들어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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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김비서'는 종영과 동시에 박서준과 박민영의 열애설로 화제를 모았다.
"나는 열애설 얘기가 계속 도배될 거라 생각한다. 감당할 자신 있다. 내 바람은 드라마가 좀더 조명됐으면 좋겠다는 거다. 서로 굉장히 열심히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드라마 끝난 다음 날부터 조명된다는 게 아쉬웠다. 집중이 바뀌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열애설이 나온 뒤에도 다같이 연락을 했다. 나도 얘기는 들었다. 박서준이 박민영을 꽂았다는 얘기도 있더라. 말도 안되는 얘기다. 드라마를 내 돈으로 제작하는 게 아니지 않나. 캐스팅은 감독님이 하시는 거고 내 입김이 들어갈 수는 없다고 본다. 감독님이 나한테 박사장이랑 성연이 역이 고민되는데 추천해줄 수 있겠냐고 하셨다. 내가 캐스팅이 제일 먼저 됐기 때문이다. 나는 늘 얘기하지만 작품을 하는 건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캐스팅이 다 완료되고 시작되면 인연으로 받아들이고 잘 해나가자고 생각한다. 내가 꽂았다고 얘기하는데 내가 그 정도로 입김있는 사람이 아니다. 나도 이 드라마를 하기 위해 캐스팅 확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 안에 누구랑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이 작품이 잘 됐으니까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미소와 영준이가 잘 어울렸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나쁘게만 생각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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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건 전혀 없었다. 각자의 근황을 얘기한다. 정말 사소한 얘기부터 한다. 부속실 식구들도 있고 기영이 형도 있고 각자 서로 처음보는 게 아닌가. 작품으로는 처음보는 거기 때문에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하고 해야 현장에서도 편하다. 서로에게 편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단체 카톡방을 처음에 강제로 열었다. 대학 처음 들어갔을 때 신입생들이 몇 학번 누구라고 말하는 것처럼 자기 소개를 하고 그랬다. 서로 그렇게 번호 저장하고 연락하고 농담도 하면서 친해졌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실제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는 걸까.
"작품을 하면서 당연히 사랑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예쁘다고 생각하고 장점을 생각하며 연기를 해야 한다. 당연히 호감은 생긴다. 사람일은 모르는 거기 때문에 가능성은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다. 굉장히 오래 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 내 나이대에서 같이 할 수 있는 배우가 많지 않다. 그 안에서 함께 연기 해보고 싶은 배우 중 하나였다. 이번 기회로 만나게 돼 좋고 영광이다. 나는 상대배우의 나이와 성별을 떠나 같은 상황을 연기할 때 내 호흡을 받아주는 사람과 연기할 때 상대가 어떻게 할지 물어보는 게 가장 무섭다. 연기적인 부분에서 터치하는 건 자존심과 직결된 부분이라 얘기하고 싶지도 않고 얘기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걸 쉽게 물어볼 수 있게 만드는 건 친해지는 것 뿐이다. 빨리 친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원래 모르는 사이가 아니었고 공통 목적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작품에 대해 물어보는 게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둘이 붙는 신이 많았음에도 호흡을 맞추는 게 어렵지 않았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어썸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