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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의 '불모지'처럼 여겨졌던 우리나라가 슈퍼히어로의 천국으로 변하고 있다. 할리우드산 슈퍼히어로 뿐만 아니라 한국형 슈퍼히어로까지 인기를 얻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낸 슈퍼히어로는 대부분 '유치하다' '현실성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냉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한국형 슈퍼히어로는 OCN '히어로'에서 가능성을 봤고 KBS2 수목극 '각시탈'에서 성공을 맛보고 있다. 최근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슈퍼히어로는 할리우드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토종 '각시탈'이다. 이들은 슈퍼히어로라는 공통점 뿐만 아니라 각기 특색 있는 스토리로 관객과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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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주변에 '천생배필'이 한명씩 존재한다는 것이다. 각시탈에게는 목단(진세연)이 바로 그다. 어릴 적 함께 만주로 이주를 시도하다 연정이 생긴 강토와 목단은 훗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지만 일본 순사와 서커스단원으로 만난 이들은 서로를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 일본 순사 이강토는 증오하면서 각시탈에게는 연정을 품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게 될 예정. 이번 스파이더맨은 '민폐' 캐릭터였던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을 뒤로 하고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을 새 여자친구로 뒀다. 그웬 스테이시는 이전 캐릭터와 다르게 피터 파커와 지적 라이벌 관계에다 톡톡 튀는 스타일로 스파이더맨의 안식처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원작에서 그웬 스테이시는 스파이더맨의 실수를 죽음을 맞는 역할이어서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어떻게 등장할지도 관심거리다.
게다가 이들은 신세대답게 경쾌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슷하다. 경성 최고의 차도남인 이강토는 엔젤클럽에서 직접 '오빠는 풍각쟁이야' 무대를 선보이기도 하고 '쫙' 빼입은 수트에 그 시절 드문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멋쟁이'다. 피터 파커도 예전 시리즈에서 우울하고 피해의식이 강했던 인물에서 탈피해 경쾌하고 신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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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스파이더맨은 리얼리티보다는 보는 이들의 카타르시스에 중점을 뒀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거미 인간의 능력에다 주인공을 최대한의 위기로 몰아넣은 후 이 위기를 극복하게 만드는 스토리는 슈퍼히어로 무비 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의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구성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