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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VS 스파이더맨, 토종과 美산 슈퍼히어로 같은 액션 다른 느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6-22 15:51


그래픽: 김변호기자 bhkim@sportschosun.com

사진제공=KBS, 영화 '어메이징스파이더맨'

슈퍼히어로의 '불모지'처럼 여겨졌던 우리나라가 슈퍼히어로의 천국으로 변하고 있다. 할리우드산 슈퍼히어로 뿐만 아니라 한국형 슈퍼히어로까지 인기를 얻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낸 슈퍼히어로는 대부분 '유치하다' '현실성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냉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한국형 슈퍼히어로는 OCN '히어로'에서 가능성을 봤고 KBS2 수목극 '각시탈'에서 성공을 맛보고 있다. 최근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슈퍼히어로는 할리우드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토종 '각시탈'이다. 이들은 슈퍼히어로라는 공통점 뿐만 아니라 각기 특색 있는 스토리로 관객과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영화 '어메이징스파이더맨'
각시탈과 스파이더맨은 탄생 배경이 가족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각시탈'은 일제 강점기라는 최악의 시기를 배경으로 탄생한 슈퍼히어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탄생 배경을 설명하기란 뭔가 부족한 면이 있다. 힘든 시기라고 모두 슈퍼히어로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픈 가족사를 곁들였다. 독립운동을 하다 잃은 아버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각시탈을 쓴 형 이강산(신현준) 그리고 어머니까지 모두 일본 제국주의에 잃은 이강토(주원)에게 각시탈을 쓸 동기는 충분히 주어졌다.

스파이더맨은, '능력이 생긴 김에' 라는 단서가 붙긴 하지만, 역시 아픈 가족사를 가지고 있다. 어릴적 사라진 부모를 대신해 삼촌 내외와 살고 있는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가 어느 날 아버지가 사용했던 비밀스러운 가방을 발견하고 부모님의 실종사건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된 것이 스파이더맨의 시작이다.

또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주변에 '천생배필'이 한명씩 존재한다는 것이다. 각시탈에게는 목단(진세연)이 바로 그다. 어릴 적 함께 만주로 이주를 시도하다 연정이 생긴 강토와 목단은 훗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지만 일본 순사와 서커스단원으로 만난 이들은 서로를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 일본 순사 이강토는 증오하면서 각시탈에게는 연정을 품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게 될 예정. 이번 스파이더맨은 '민폐' 캐릭터였던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을 뒤로 하고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을 새 여자친구로 뒀다. 그웬 스테이시는 이전 캐릭터와 다르게 피터 파커와 지적 라이벌 관계에다 톡톡 튀는 스타일로 스파이더맨의 안식처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원작에서 그웬 스테이시는 스파이더맨의 실수를 죽음을 맞는 역할이어서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어떻게 등장할지도 관심거리다.

게다가 이들은 신세대답게 경쾌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슷하다. 경성 최고의 차도남인 이강토는 엔젤클럽에서 직접 '오빠는 풍각쟁이야' 무대를 선보이기도 하고 '쫙' 빼입은 수트에 그 시절 드문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멋쟁이'다. 피터 파커도 예전 시리즈에서 우울하고 피해의식이 강했던 인물에서 탈피해 경쾌하고 신이 나 있다.


사진제공=KBS, 영화 '어메이징스파이더맨'
하지만 토종과 할리우드산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리얼리티다. 각시탈은 초능력을 가진 인물은 아니다. 실전에서 단련된 무술 실력과 독립군자금으로 슈퍼히어로가 된 인물이다. 이런 면에서는 돈과 권력으로 슈퍼히어로가 된 배트맨이나 아이언맨에 더 가깝다. 게다가 스토리 자체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혹세무민의 시절에 수탈을 일삼는 일본인들을 처단하는 모습은 독립투사들의 모습을 모아서 투영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스파이더맨은 리얼리티보다는 보는 이들의 카타르시스에 중점을 뒀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거미 인간의 능력에다 주인공을 최대한의 위기로 몰아넣은 후 이 위기를 극복하게 만드는 스토리는 슈퍼히어로 무비 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의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구성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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