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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전도연(46)이 "'밀양'부터 '생일'까지, 다시는 자식 잃은 엄마 역을 안 맡겠다 다짐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진정성 있는 스토리의 힘을 뒷받침하는 '명품 배우' 전도연의 열연은 남은 자들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07)을 통해 한국 배우 최초 제6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칸의 여왕'으로 등극한 전도연. '생일'은 매 작품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 그의 용기와 도전이 담뿍 묻어난 또 다른 인생작이다.
극 중 아들을 잃은 상처를 묵묵히 견뎌내며 딸 예솔(김보민)과 살아가는 엄마이자 인생의 큰 비극 속에 가족을 지키지 못한 남편 정일(설경구)에 대한 원망을 가진 여자를 연기한 그는 풍부한 감성과 깊이 있는 연기로 진심을 전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이번 '생일'에서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00, 박흥식 감독) 이후 18년 만에 설경구와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올해 만10세가 된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한 전도연은 "나도 아이가 있으니까 아이를 었을 때 엄마의 마음이 어떨지 너무 알겠더라. 물론 잘 안다고 해서 내가 다 알 수 없지만 그게 내가 느끼는 슬픔인지 순남이 느끼는 감정인지 영화 촬영하면서 헷갈렸다. 순남으로서 나올 수 있는 감정인지에 대해 이종언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슬픔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부분을 자기검열을 하면서 임했던 것 같다"며 "아직 내가 좋은 어른인지 어떤 어른인지 모르겠다. 또 좋은 엄마인지 나쁜 엄마인지도 아직 모르겠다. 너무 어렵다. 죽을 때까지 좋은 엄마로 완성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노력을 하려고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생일'을 고민할 때 '밀양'의 신애도 고민됐던 지점이 있었다. '밀양' 이후 자식 잃은 엄마의 역할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 있었다. 이종언 감독에게 그런 고민을 말했을 때 '밀양'과는 다른 감정이라고 하더라. 말로는 설명이 다 안됐다. '생일'의 순남을 연기할 때 나 역시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면 '밀양' 때는 뭘 해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든 파고들려고 했다. 그런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이제 정말 자식을 잃은 엄마 캐릭터는 안 하고 싶다. 왜 그렇게 자식을 잃은 엄마의 역할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설경구, 전도연, 김보민, 윤찬영, 김수진 등이 가세했고 '시' '여행자' 연출부 출신 이종언 감독의 첫 상업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4월 3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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