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의 컴백에 대한 기대와 우려. '가왕'은 과연 '올킬'을 할 수 있을까?

10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컴백하는 '가왕' 조용필이 과연 어떤 성과를 거둘지에 가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조선DB

'과연 가왕도 아이돌처럼 차트 올킬을 할 수 있을까?'

최근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가왕' 조용필의 컴백이다. 올해로 데뷔 45주년을 맞은 조용필은 다음달 23일 정규 19집 '헬로(hello)'를 발표한다. 지난 2003년 발표한 정규 18집 '오버 더 레인보우' 이후 10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인만큼 벌써부터 행보 하나하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용필이 지금은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요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만큼, 이번 컴백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느냐는 단순히 한 가수의 앨범 한 장의 흥행 성적을 뛰어 넘는다고 할 수 있다.

조용필. 사진제공=인사이트

우려-가왕은 과연 달라진 가요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이번 앨범이 과연 소녀시대, 빅뱅, 2NE1 등 인기 아이돌 그룹처럼 공개와 동시에 각종 음원 차트를 싹쓸이하고, 모든 차트 1위에 해당하는 '올킬'을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최근 가요계에서는 차트 '올킬'을 달성하지 못하면 그 앨범은 실패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10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는 조용필이 과연 이런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냐는 것.

이에 대한 가요 관계자들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공개 초반 '올킬'이 힘든 것은 물론이고 음원 차트에서 장기 집권을 하지 못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 이유에 대해 조용필의 팬층은 40대 이상이 많은 상황인데 이들이 음악을 듣는 방식은 10대 팬들이 중심인 아이돌 그룹과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0대들은 주로 음원사이트에서 스트리밍으로 무한 반복해 듣고 이는 고스란히 음원 차트 순위에 반영된다.

조용필. 사진제공=인사이트

그렇다고 조용필이 곡 다운로드에서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한 가요 관계자는 "10대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 몇번이고 반복해서 다운로드를 받으며 순위 상승에 이바지하지만 조용필의 팬층은 이들과 다르다. 대부분 자녀들에게 다운로드를 부탁해 듣거나 직접 다운로드를 받아도 한 번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음악을 듣는 하드웨어의 변화에 10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는 가왕의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렇다면 '가왕'의 전성기 때 인기의 척도가 됐던 음반 판매 시장에서는 어떠할까. 이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최근 가요계에서 음반 판매가 많이 됐다고 하면 10만장 수준. 과거 조용필의 음반이 조금 팔렸다고 했을때의 10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그나마 10만장도 팬클럽이 집중적으로 매입 작전을 펼치고 해외 팬들까지 매수에 들어갔을때 나올 수 있는 수치인만큼 조용필의 19집 판매량이 10만장을 훌쩍 뛰어 넘길것이라고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조용필. 스포츠조선DB

기대-가왕의 변신, 아이돌과 다르지 않다

각종 전망이 어두운 것이 사실이지만 조용필은 가왕답게 대처하고 있다. 중년의 가수들이 음반을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하는 일반적인 절차와는 확실히 차별화를 한 것. 오히려 인기 아이돌 그룹의 홍보 전략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음반 발표 한달을 앞두고 지난 19일 '헬로'의 티저 영상을 공개하고 포털사이트에 관련 영상을 올리며 분위기 몰이를 시작한 것. 특히 티저 영상은 신세대 비주얼 아티스트로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룸펜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주인공은 신예 모델 안재현을 전격 기용해 신선함을 선물했다.

특히 앨범 발매 당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쇼케이스를 열고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도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과 흡사하다. 또 네티즌들을 상대로 19집 트랙 리스트 중 가장 기대가 되는 곡에 대해 감상평을 달고 쇼케이스에 응모하는 이벤트를 펼치는 등 온라인과 SNS를 통해 사전 홍보를 펼치는 것 역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가왕'의 적응이라 할 수 있다.

조용필. 사진제공=인사이트

그렇다면 조용필 컴백의 성패는 어떠한 기준으로 가늠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대부분의 가요 관계자들은 아이돌 그룹과는 차이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돌은 음원 차트 '올킬', 순위프로그램 1위, 그리고 콘서트 대성황 등으로 성공을 얘기한다면 조용필은 그의 컴백이 현 가요계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느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차트나 순위프로그램에서 몇 주 동안 정상을 지켰는냐를 따지기 보다는 방송계 공연계가 조용필의 컴백 즈음에 어떻게 움직였느냐를 보아야 한다는 것.

한 관계자는 "조용필이 음반이나 음원 판매로 큰 돈을 벌 것으로는 기대가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후 5월 31일부터 6월2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에서 시작하여 상반기에만 대전, 의정부, 진주, 대구 등에서 개최 예정인 전국 투어 콘서트를 통해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으며 '가왕'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조용필의 19집에는 타이틀곡 '헬로'를 비롯해 총 10곡이 수록된다. 소속사 측은 "'헬로'는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감각적이고 청량한 사운드와 함께 중독성 넘치는 멜로디가 중심이 되는 트랙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이번 앨범에는 '헬로'를 비롯해 '바운스(Bounce)', '걷고싶다', '충전이 필요해', '서툰 바램', '말해볼까', '널 만나면', '어느 날 귀로에서', '설레임', '그리운 것은' 등의 노래가 실린다"고 덧붙였다.
이정혁 기자 [e-mail]

조용필. 사진제공=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