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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이 밝힌 내가 롯데에 지명된 이유는?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05-19 11:06 | 최종수정 2011-05-19 11:06


롯데 조성환이 지난 15일 부산 KIA전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18일 인천 문학구장 원정 라커룸. 식사중이던 조성환이 김사율이 오자 "우리 입단 동기 많이 먹어"라며 반갑게 맞이했다. 조성환은 원광대를 졸업하고 입단했고, 김사율은 경남상고를 졸업하고 들어와 4살 차가 나지만 99년 롯데에 함께 입단했다. 조성환은 "그래도 우리 참 오래 야구한다"며 김사율과 함께 웃었다.

조성환은 98년 열린 99시즌 신인 2차지명에서 8라운드에서 뽑혔다. 전체 57번. 거의 꼴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약금 3000만원에 연봉 1800만원에 계약했다. 앞에서 듣고 있던 전준우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조성환을 스카우트한 이는 김태민 현 롯데 2군 매니저다. 당시 스카우트로 활동하며 조성환을 점찍었다고. 조성환이 나중에 들은 스카우트 비화는 이랬다.

김태민 스카우트가 원광대에 괜찮은 선수가 있나하고 찾아갔을 때 조성환은 4학년으로 주장을 맡고 있었다. 러닝을 하는데 조성환은 맨 앞줄 옆에서 구령을 붙이며 선수들을 이끌고 뛰고 있었다. 학교 야구에서 주장은 거의 대통령과 같은 권력을 누리고 대부분 훈련을 대충하는 경우가 많다. 김태민 스카우트는 여느 주장과는 다른 그의 훈련 태도를 보고 '나중에 어떻게든 될 선수'라고 생각했고 하위라운드에 그를 지명했다. 즉 그의 성실성 하나만 보고 뽑았던 것. 조성환은 계약당시 연봉 1800만원에서 200만원만 더 달라고 했다가 계약을 못할뻔 했던 추억을 얘기하며 슬쩍 미소를 짓기도 했다.

조성환은 "야구 실력이 아니고 훈련 때의 모습을 보고 뽑힌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때 다른 동기들보다 못해 '학교에서 뭘 배워왔냐고' 혼나기도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공격과 수비에서 특별난 것이 없었고 발만 빨랐던 조성환은 점차 수비실력을 인정받아 99년 후반에 1군에 올라왔고 타격 실력도 올라 2003년엔 처음으로 타율 3할에 올랐다. 그리고 지금은 롯데에서 없어서는 안될 대표적인 선수가 됐다. 모두 노력의 댓가였다. 재능을 타고 났는데도 그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성환의 성공담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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