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뮤지컬 '아보스' 주인공 콘치타역 캐스팅
기사입력 2000년 02월 09일 14시 25분
소녀티가 채 가시지 않은 여학생이 `10년 고참'들도 따내기 힘든 뮤지컬 주역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스포츠조선 뮤지컬보기운동 66탄 `아보스'(양혁철 연출)의 주인공 콘치타에 캐스팅된 이유진(21·국민대 공연예술학부 2학년)이 행운의 신데렐라.
경력이라고는 학교무대에 몇번 선게 전부인 이유진은 지난해 12월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오디션에 응모했다가 덜컥 대어를 움켜잡았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마냥 좋기만 했는데 공연이 다가오면서 `자신이 저지른 일이 얼마나 큰일이었나' 새삼 느껴져 걱정된다고. 그러나 "주어진 찬스를 놓치지 않겠다"는 도전정신 또한 갖춘 당당한 신세대다.
순수한 사랑의 화신 콘치타에 잘 어울리는 깨끗한 마스크와 신선한 이미지가 강점. 그러나 아무래도 무대경력이 짧아 `손볼 곳'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번 해보자'는 젊은이다운 패기로 정면승부를 펼칠 작정이다. 연출가 양혁철씨도 "엄청난 폭발력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흥미로운 사연은 이유진이 가수를 포기하고 뮤지컬무대에 서게 됐다는 사실. 핑클이나 SES와 비슷한 여성 3인조 댄스그룹을 결성해 모 음반사에서 데모테이프까지 만들었지만 이번 뮤지컬을 위해 아낌없이 포기했다. "후회없는 선택이었다"는게 지금의 심경.
"뮤지컬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는 이유진은 요즘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언니오빠들(선배연기자)'과 함께 마지막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0세 레자노프를 36년 기다리는 18세 소녀 콘치타. 신데렐라 이유진이 연기하는 불멸의 연인상이 기대를 모은다.
극단 북악무대. 12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문예회관대극장. (02)3672-7015
[김형중 기자 h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