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주자견제-도루저지 능력 ML 2위 평가
기사입력 2000년 02월 03일 11시 17분
박찬호(27．LA다저스)가 주자 견제와 도루 저지 능력을 종합한 결과 메이저리그 전체 2위로 나타나 `코리안 특급'의 또다른 위력을 인정받았다.
박찬호는 지난해 도루 16개를 허용하고 14명의 도루를 저지했다. 또한 견제구로 주자를 잡은 것도 7번이나 된다.
`베이스볼 위클리(BW)'는 최신호에서 도루 허용과 도루 저지, 견제사를 종합해 99년 시즌 랭킹을 메긴 결과 박찬호는 케니 로저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BW는 도루를 허용한 경우 －0.3점, 도루저지와 견제사를 기록했을 경우엔 각각 +0.6점으로 계산해 집계한 결과 박찬호는 +7.8로 케니 로저스의 +8.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박찬호가 뛰어난 견제구로 7.8점의 추가 실점을 막아주었다는 계산이다.
BW는 특히 박찬호가 포수 토드 헌들리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2위에 오른 사실을 높게 평가했는데,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오른손 투수로써 당당히 2위에 올랐다는 점. 1위 로저스와 3위 켄트 머커, 4위 윌슨 알바레스는 모두 왼손 투수다. 왼손 투수들은 1루 주자를 바라보며 투구를 하기 때문에 도루 견제나 견제사를 잡기가 훨씬 쉬운 이점이 있다.
박찬호가 견제와 도루 저지에 능한 것은 이미 알려진 일이지만 이번처럼 랭킹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박찬호가 이처럼 뛰어난 능력을 과시하는 이유는 간결한 투구폼을 지녔고 부드럽고 기습적인 견제 동작을 지녔기 때문이다. 세트 포지션에서 공을 던지는 동작이 빠른데다 구속도 빨라 주자들로선 도루가 쉽지 않다. 또한 1루 견제 동작이 타자들이 자주 속아넘어갈 정도로 부드럽고 기습적이라 올시즌에만 7명의 타자를 견제구로 잡아냈다. 박찬호는 견제구가 125㎞ 가까이 나올 정도로 빨라 1루수 캐로스가 힘주지 말고 부드럽게만 던지라고 평소에 주문할 정도다.
한편 히데오 노모는 －6.9로 너클볼 투수 팀 웨이크필드와 함께 최하위를 기록했다.
[LA＝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