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00년 1월 극장가 흥행성적 'OK'
기사입력 2000년 01월 27일 14시 46분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한국영화 점유율 40% 달성'이란 문구가 매스컴을 장식했던 1999년의 후광을 업고, 들뜬 분위기속에 맞이한 2000년 극장가. 그리고 한달.
올 1월 극장가 흥행을 결산해보면 우리 영화계는 비교적 순조로운 새천년 스타트를 끊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2000년 1월 1일 0시에 개봉되며 객석을 가득 메웠던,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이스트 필름 제작). `대중영화'라기 보다 `작가주의 영화'로 분류될만한 작품이지만 흥행성적은 예상외로 좋다.
현재 `박하사탕'은 서울 16만명, 전국 30만명(이하 25일 기준) 관객을 동원했다. 지방보다는 서울지역에서 강세를 보였음을 알 수 있다.
스타급은 한명도 기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자체의 힘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받은 경우다.
`박하사탕'은 30대 관객이 주류를 이루어 한국영화 관객층의 저변 확대란 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듣고 있다. 평일 마지막회에도 관객들이 몰리고 있는데, 이는 퇴근한 직장인들이 극장을 찾기 때문이란 분석.
`박하사탕'이 `조용한 관객몰이'를 벌였다면, 1월 극장가의 최대 화제작은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신씨네 제작)이었다. 지난해 잇다른 `등급보류' 판정으로 촉발된 `거짓말 논란'은 지난 8일 개봉을 전후해 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회의 검찰고발에 이은 검찰 수사로 다시 이슈화되면서 `문화적 사건'이 됐고, 관객들 사이에서도 `찬사'와 `욕설'로 반응이 엇갈렸다.
`거짓말'은 서울 27만명, 전국 84만명 관객을 기록했다. 스코어면에선 지방에서 특히 강했던 영화.
`거짓말'과 같은 날 개봉됐던 `행복한 장의사'(장문일 감독－우노필름 제작)도 `정초부터 웬 장의사 영화?'란 일부의 우려보다 상당히 괜찮은 흥행성적을 올렸다. 서울 10만명, 전국은 22만명 정도.
외화중에선 `스튜어트 리틀'과 `성원'의 선전의 두드러졌다.
디지털 기술로 합성한 생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튜어트 리틀'(8일 개봉)은 대부분의 극장관계자들의 비관적인 예상을 뒤엎고, 서울 32만명, 전국 57만명 관객을 기록했다.
`성원'(15일 개봉)은 서울 12만명, 전국 23만명 관객을 동원해 `첨밀밀' `유리의 성'에 이어 홍콩 멜로 영화의 강세를 이어갔다.
이제 극장관계자들의 관심은 온통 설날 연휴 대목에 쏠려 있다.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비롯한 화제작들이 속속 개봉되는 이달말부터 극장가는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안영준 기자 jun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