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전국 '20억 용꿈' 신드롬
기사입력 2000년 01월 07일 15시 03분
"20억원의 주인공은 누구냐."
사상 최고의 당첨금 20억원이 걸린 `밀레니엄 복권'의 추첨일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이 `복권 신드롬'에 휩싸였다.
특히 최근 리히텐슈타인에서 발행한 복권에 한국인이 당첨돼 무려 600억원을 타게 됐다(결국 2400만원으로 밝혀졌지만)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너도 나도 `돈벼락'의 주인공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1등 당첨을 기원하는 뜻에서 "용꿈을 꾸세요"라는 새천년 덕담이 유행하고 부적처럼 지갑속에 복권을 넣어다니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
실제 주택은행에서 지난해 11월 발매한 `밀레니엄 복권'은 동이 났으며 지난해 12월 16일 등장한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새천년 더블복권'도 90%의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주택은행 복권사업팀의 박환진 차장(42)은 "20일만에 1500만세트가 모두 판매된 것은 지난 69년 9월 복권이 발행된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또 한국과학문화재단 복권사업부 윤영광 실장(45)은 "발매 초기에는 1주일에 무려 5000여통의 전화가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며 "지금도 "TV로 생중계하느냐" "당첨금은 어디서 받느냐"는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복권판매소 등에도 복권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서울 광화문 지하도에서 복권을 판매하는 최갑진씨(65)는 "30~50대 중년 남성이 많지만 당첨금 20억원에 대한 매력 때문인지 주부나 대학생들도 적잖다"고 했다.
구매 단위는 5세트(같은 번호의 복권 4매가 1세트)가 보통이지만 한번에 100만원어치를 사가는 사람도 있다는 게 복권판매상들의 귀띔.
최고 당첨금은 20억원이지만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세금 22%를 제외한 15억6000만원.
1등 6억원(1장), 2등 4억원(2장·1등 번호 전후), 3등 3억원(2장·1등 번호 전전-후후)으로 5세트가 연속 번호여야 한다.
직장인 김정연씨(37)는 "처음에는 한 장만 사려고 했으나 최고 당첨금을 받으려면 최소 5세트를 사야한다고 해서 아예 10세트를 구매했다"며 "주위의 아는 사람은 용띠생인데 용꿈을 꿨다며 벌써부터 새 아파트를 보러다니고 있다"고 껄껄 웃었다.
밀레니엄 복권은 오는 16일 낮 12시 KBS2 TV로, 새천년 더블 복권은 2월 20일 오전 7시쯤 SBS TV로 각각 생중계될 예정이다.
과연, 20억원을 거머쥘 행운아는 누가 될 지 당분간 잠 못이루는 밤이 이어질 것 같다.
[강병원 기자 hospita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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