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축구] '프로출신' 오동천 몸만들기 5개월째 '맹훈'
기사입력 1999년 09월 12일 14시 33분
왕년의 프로축구 선수였던 오동천씨(33．전 전북 다이노스)가 요즘 남몰래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 다니는 오씨는 매일 전주시 송천동 집에서 30여분간 복근과 하체강화 훈련을 한뒤 출근한다.
또 일주일에 한번씩 완주중학교에서 러닝을 한뒤 동호인들과 축구를 한다.
이런 과정이 벌써 5개월째.
오씨가 이토록 열심히 몸을 만드는 것은 오는 19일 잠실에서 열리는 제1회 FILA컵 생활체육 전국직장인축구대회(국민생활체육협의회 휠라코리아 스포츠조선 주최) 최종결선에서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함이란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의 수준이 너무 높아 안일하게 대처했다간 큰코 다치기 십상이라는 것.
실제로 오씨는 호남예선 6게임에서 6골을 기록해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다.
오씨가 속한 현대자동차는 호남대표로 전국의 8개팀이 나서는 최종결선에 올라 있다.
23명의 멤버중 실업과 고교에서 선수생활을 한 회원이 7명이지만 모두가 30대여서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렇기에 프로출신인 그에게 거는 동료들의 기대는 대단하다.
그러나 2년여 생산현장에서 자재와 씨름한 오씨의 몸이 마음과 같을 수 없는 건 당연한 것.
그래서 오씨는 자신의 몸 만들기와 함께 시간을 쪼개 동료들 지도에 나섰다.
개인기에서 전술강의까지 프로에서 닦은 노하우를 모두 전수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쉴틈이 없는 요즘이 살맛이란다.
지난 97년 은퇴당시 코치를 제의받기도 했던 그에게 축구는 신앙이기 때문이다.
"생산현장에서 있다가 잊었던 축구를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직장축구가 활성화 되면 단순히 개인의 스트레스 해소나 건강유지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짐을 깨달았습니다."
89년 천안 일화의 창단멤버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오씨는 지난 95년 전북으로 이적한뒤 2년후에 은퇴했었다.
[전주＝이상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