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씨] '백갈매기' 가수서 연극배우로 변신
기사입력 1999년 02월 25일 15시 08분
`백갈매기'의 가수 이명주(41)가 연극배우로 변신한다.
우리 공연계의 `아이디어 뱅크'인 정동극장(극장장 홍사종)이 새로운 상설 레퍼토리로 27일부터 4월25일까지 공연하는 `손숙의 어머니'(이윤택 작, 연출)가 그 무대.
"첫 무대라 떨려요. 연기하는 게 너무 힘들지만 몇 달동안 연습을 하면서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는 게 너무 좋아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죠."
이명주가 극중에서 맡은 역은 깐깐하고 칼칼한 성격의 시어머니역. 일찌기 남편을 잃고 혼자 된 이후 아들을 키워온 여인으로 앉은뱅이다. 수많은 세월동안 상처받은 세상사를 혼자서 삭혀온 여인이기도하다.
"희,비극적인 요소를 동시에 지닌 인물이죠. 시집살이를 이야기 할땐 슬픔을, 모자간의 대화장면에서 코믹함을 보여주죠. 인생의 의미를 보여주는 역할인 셈이죠."
이 무대는 격변의 한국 현대사를 살아온 한 어머니(손숙)를 통해 한국적 어머니상과 가족의 의미를 그리고 있다.
이명주는 자신의 본명을 잃어버린 채 살아온 기생출신인 시어머니 역을 소화하면서 생명의 원형질인 영혼의 모체(母體)로서의 어머니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고.
그녀는 극중에서 `목단강 편지' `알뜰한 당신' `청춘가'등 기성곡과 창작곡 `길쌈노래' `어화 세상'등을 구수한 목소리로 들려주면서 노래실력을 뽐낸다.
이명주는 전남 순천 출신. 10여년 동안 밤무대 가수로 무명의 세월을 살아왔다. 지난 91년 늦깎이로 가요계에 데뷔, `백갈매기' `짐이 된 사랑' `세상살이 뭐 그런거지' `사랑이 가네'등 네권의 앨범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우동집 `무사시'도 경영하고 있는 이명주는 "이번 무대를 기회로 앞으로 1년에 한편씩 연극무대에 서고 싶다"고 의욕을 보인다.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4시, 7시30분. (02)7738960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