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롯데 길포일 '한국이 너무 좋아'
기사입력 1999년 01월 18일 14시 02분
`이렇게 좋을수가.'
32평 아파트에 최고급 가구, 새 전자제품, 풍성한 먹거리, 따뜻한 인심.
롯데 외국인선수 마이클 길포일(31)이 구단의 융숭한 대접에 입이 쩍 벌어졌다.
지난 13일 외국인선수로는 처음으로 입국한 길포일은 공항에서부터 들뜨기 시작했다.
TV방송 카메라와 신문사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 거기다 마중나온 롯데 서울사무소 직원들은 꽃다발과 마스코트 인형을 선물했다.
으쓱해진 길포일은 기자회견서 마무리투수로 `40세이브포인트'를 장담했고 올시즌 자신의 불같은(?) 활약을 약속했다.
길포일에게 동양권문화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97년 대만프로야구에 잠깐 몸담았다.
하지만 길포일은 그곳 생활에 대해 입을 열기를 한사코 꺼린다.
야구도박에 승부조작, 야박한 인심까지….
대만에서는 길포일에게 8평 단칸방과 유니폼 하나만 제공했다.
야구점퍼와 장비일체는 개인 부담.
찜찜한 선입관을 가지고 한국땅을 밟았으나 눈앞에 벌어지는 광경들은 죄다 믿을수 없을 정도였다.
부산 사직동 아파트로 내려가 "이제부터 네 집"이란 말에 눈이 휘둥그레 해진데다 과 고급침대에서 밤새 잠을 설쳤다.
입국하기전 고향인 미국 뉴저지주 베이온시에서 낮엔 야구를 하고 밤엔 아르바이트로 레스토랑 바텐더일을 했던 넉넉치 못했던 생활.
고생하고 있는 아내생각엔 눈물이 났다.
지난 15일부터 괌에서 열리고 있는 투수전지훈련에 참가한 길포일은 최고급콘도와 일류뷔페식 요리에 매료된 상태.
주어진 스케줄을 100% 소화하며 훈련에 온몸을 던지고 있다.
작년 마무리 부재로 곤혹을 치렀던 롯데.
"성적만 내라. 돈이 문제냐."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