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의 골문은 작았다
기사입력 2010-07-22 10:03
| '신 들린'정성룡 |
| 울산-대전전 잇단 선방 "월드컵 경험 시야 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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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거산' 이운재(37ㆍ수원)를 밀어내고 한국 축구의 간판 수문장으로 자리매김한 정성룡(25ㆍ성남)의 신들린 선방이 화제다.
2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대전과 성남의 FA컵 16강전. 성남이 3대0으로 승리, 8강에 올랐다. 하지만 스코어가 거꾸로라 해도 토를 달 수 없을 정도로 대전의 공격력이 거셌다.
하지만 단 한 명의 전력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정성룡이다. 그는 18일 K-리그 울산전에서 완벽에 가까운 80％의 선방률을 보이며 팀의 짜릿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대전전에서도 성남의 골문이 작았다. 대전은 무려 7차례의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전반 28분에는 성남 수비수 사샤의 파울로 페널티킥까지 얻었다. 하지만 산토스가 찬 공은 정성룡의 손에 걸렸다. 이어 곽창희 양정민 어경준 등이 골문을 위협했지만 성남 골문은 난공불락이었다. 대전은 결국 정성룡의 무결점 선방에 땅을 쳤다. 대전 구단 직원들조차 "왜 국가대표인지 알겠다"며 혀를 찰 정도였다.
경기 후 만난 정성룡은 자신감이 대단했다. 남아공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10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이운재의 아성을 무너뜨린 기세가 여전했다.
그는 "월드컵을 갔다오면서 시야가 트인 느낌이다. 예전에 비해 경기 운영도 편해졌다"고 말한 후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또 "상대 공격력이 매서웠다. 몰리나가 두 번째 골을 터트린 후 비로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보다는 동료들이 더 잘 했다"며 겸손해 했다.
A대표팀은 새로운 수장을 맞았다. 조광래 감독이다. 정성룡도 새로운 도전에 설레는 분위기였다. 조광래호 출범에 대한 각오를 묻자 "항상 처음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는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정성룡이라는 귀중한 골키퍼를 얻었다. 출중한 경기력은 국내 리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 대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