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100%의 순수함 '서울이 보이냐'

    기사입력 2008-05-04 11:33

     '서울이 보이냐'는 '가족의 달' 5월에 제격인 착하고 순수한 영화다. 험악한 '18금' 영화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는 드물게 순수함으로만 승부를 던진다.

     초등학교 교사인 길수(이창훈)은 방학 기간 담임 반 아이들과 신도로 수학여행을 가려고 하지만 철저한 학업계획을 세워놓은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힌다. 신도는 길수의 고향. 혼자 신도를 향해 출발한 그는 과거 초등학교 시절을 회상한다.

     1976년, 전교생 12명인 신도분교의 학생 길수(유승호)는 엄마가 돈을 벌러 서울로 떠난 뒤 술주정뱅이 아빠로부터 동생 영미(김유정)를 보호하며 살고 있다. 길수가 마을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선생님 은영(오수아)이다.

     은영은 신도분교에서 몇 년째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처녀 교사다. 아이들에게 서울 구경을 시켜주고 싶었던 은영은 서울의 한 과자공장에 견학을 신청하고 이를 수락하는 편지를 받는다. 이 소식을 들은 길수는 여행과는 별도로 엄마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들뜬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바쁜 학부모들은 여행에 반대하지만 은영과 아이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허락한다. 마침내 서울로 떠난 아이들은 신나는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며칠 밤을 묶은 뒤 숙소 근처에서 은영과 떨어져 놀던 길수와 영미는 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영화 장면 장면에는 '아름다웠던 옛 시절'에 대한 향수가 듬뿍 담겨 있다. 숲과 갯벌을 뛰어다니는 섬 마을 아이들, 읍내 장에서 울려퍼지는 '아이스께~끼' 소리, 기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들어오는 작은 간이역이 따뜻한 색채로 화면에 담겼다. 심지어 통금 시간을 알리는 사이렌도, 가출 소년들을 데려다 잡일을 시키는 못된 어른도 '그땐 그랬지'식의 추억으로 넘어간다.

     교권이 바닥으로 떨어지기 전의 공교육에 대한 향수도 빼놓을 수 없다. 1970년대 학생들을 제 자식처럼 아끼는 헌신적인 교사와 그런 선생님을 엄마처럼 따르는 귀여운 제자들의 모습이 꼼꼼하게 묘사된다. 영화는 이창훈이 교사로 출연하는 현재 학교의 장면들을 통해 과거만 못한 현실에 대한 한탄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성실한 감정 묘사와 교육적인 효과가 분명하기 때문에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 함께 보러 가기에는 더 없이 좋은 영화다. 다만 그동안 TV 가족 드라마로 많이 접해 온 시대극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 스크린에서만 찾을 수 있는 흥미를 원하는 성인 관객에게는 밋밋한 영화가 될 수도 있다.

     이 영화는 '집으로' '마음이'의 스타 유승호에게는 마지막 소년 영화로 남을 듯하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그는 이 영화에서도 훌쩍 자란 키로 청년 티를 제법 낸다.

     전체 관람가. 8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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