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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태형 감독 마음에 쏙 들었겠는데?
신인 정현수가 부산 홈팬들 앞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제대로 발산했다. 롯데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10회 터진 캡틴 전준우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5대4 승리를 거뒀다. 3연전 위닝시리즈. 최근 12경기 9승을 쓸어담으며 5위 SSG 랜더스를 2.5경기 차로 추격했다.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 MVP였지만, 숨은 주역은 정현수였다. 선발 이민석이 2⅓이닝 동안 안타 4개, 볼넷 4개를 주며 흔들렸는데 정현수가 2번째 투수로 나와 3⅓이닝 무실점 투구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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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호투의 시작에 불과했다. 4회 시작하기 무섭게 이승원과 김건희를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타자 연속 삼진. 5회 선두 이주형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키움이 자랑하는 김혜성-송성문-최주환 라인을 가볍게 정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6회 변상권과 원성준을 다시 삼진으로 잡아낸 뒤 마운드를 한현희에게 넘겼다.
사실 정현수는 입단 전부터 유명했다. 지난해 야구 예능 '최강야구'에 출연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김성근 감독에게 인정 받은 명품 커브였다. 롯데가 2차 2라운드에서 그를 선택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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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큰 기대와 달리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키움과의 경기 전, 1군 4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6월23일 키움전은 선발로도 기회를 받았는데 당시 2⅓이닝 3안타 4볼넷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김 감독은 이달 초 정현수 얘기가 나오자 "2군에서 보고는 늘 좋다. 내가 봐도 구위는 나쁘지 않다"고 말하면서 가슴을 툭툭 쳤다. 1군 마운드에 오르면, 긴장감에 자기 공을 못던진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맞으면 맞았지, 소위 말하는 '볼질'을 하는 투수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우연히 찾아온 기회에, 인생 역전 드라마를 쓸 참이다. 야수 최항이 부상을 당하며 갑작스럽게 이날 경기를 앞두고 콜업됐고, 선발 이민석이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가며 등판 기회까지 얻었다. 그 우연한 기회에 사령탑을 깜짝 놀라게 했다. 중간에 동점만 되지 않았다면 승리투수가 될 뻔했다. 물론 달콤한 프로 첫 홀드를 기록하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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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송성문 삼진을 보자. 2S 상황서 송성문 머리쪽으로 공이 향했는데, 맥없이 방망이가 나왔다. 그쪽에서 떨어지는 커브를 의식하고 있었다는 의미였다.
직구는 140km 정도지만 느린 커브를 보던 타자들에게는 150km 같은 효과를 줬다. 6회 변상권 삼진도, 마지막 커브를 노리던 타자를 상대로 허를 찌르는 직구로 승부했다. 이날 제구라면 김 감독이 언제든 믿고 투입할 수 있을 듯 하다. 타자들이 절대 쉽게 칠 수 있는 구위가 아니다. 진해수와 함께 좌완 원포인트 역할만 제대로 해준다고 해도 롯데에는 엄청난 소득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