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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 고졸 신인 박지환은 17일 프로 데뷔 후 처음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숭용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박지환을 적극 기용했다. 부상으로 잠시 이탈한 때도 있었지만, 빠르게 회복해 데뷔 시즌을 자신의 해로 만들어 가고 있다. 당차고 씩씩한 고졸 신인. 팀이 기대했던 1라운더의 모습이다.
선의의 경쟁자도 생겼다. 입단 동기이자 나이로는 2살 형인 또 다른 멀티 내야수 정준재다. 동국대 재학 중 얼리드래프트 참가로 지명 받은 정준재는 박지환과 자연스럽게 2루수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1m65의 단신 내야수에 체구도 작지만, 막상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박지환과 견줄 수 있는 정도였다. 특히 신인답지 않게 차분하게 대처하는 타석에서의 모습이 코칭스태프와 구단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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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 감독은 "신인들은 1명을 집중해서 써보니, 잘할 때는 막 올라가지만 반대로 떨어질 때는 한 없이 떨어지더라. 그것을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지환, 정준재는 올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년, 앞으로 5년, 10년을 해줘야 하는 친구들이다. 선의의 경쟁도 붙일 수 있고, 그래야 또 열심히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17일 박지환의 선발 3루수 데뷔전은 앞으로를 위한 대비책이다. 물론 확실한 포지션이 주어지고, 고정 포지션으로만 꾸준히 나가면서 계속 안정적인 성적을 내면 베스트다. 하지만 이제 프로 데뷔 시즌을 치르는 박지환, 정준재에게는 좀 더 여러 포지션에서 경험을 쌓아가면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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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재도 3루 수비가 가능하지만, 주 포지션은 2루. 본인이 2루 수비를 가장 편하게 생각하고, 그 다음이 유격수다. 최근 대수비로 3루 수비를 박지환보다 더 자주 소화했지만 코칭스태프가 보기에 디테일한 동작들에 아쉬움이 있었다. 박지환의 3루 수비력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낫다는 평가다. 또 현재 주전 3루수인 최정이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만큼 내년 지명타자로 나서는 비율이 늘어난다면, 그 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선수가 여럿일 수록 좋다. 3루수로 나서게 될 경기가 아주 많을 것이라고 예상되지는 않지만 이 모든 것이 결국 박지환에게는 돈을 주고도 사기 힘든 경험치가 될 수 있다.
박지환은 선발 3루수 데뷔전에서 1회초 노시환의 땅볼 타구를 잡고도 공을 빼지 못해 내야 안타를 허용하고, 4회 안치홍 타석에서 포구 실책을 기록한 이후 실점으로 이어지는 간담이 서늘한 경기를 치렀다. 이날은 최정이 컨디션이 다소 처져있어 휴식이 필요하다는 트레이닝 파트의 판단이 있어 박지환이 대신 3루수로 나선 상황이었다. 그간 열심히 훈련을 했지만, 역시 실전은 또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 박지환이다.
이날 경기의 패배가 너무나 아쉽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신인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박지환은 경기 초반 수비 실책에 사로잡히지 않고, 경기 후반에 접어들 수록 타석에서도 더 오래 공을 보고 히팅포인트를 맞춰나가는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결과는 2안타 '멀티 히트'였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