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선발 안우진 5이닝 7K 무실점, 승리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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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 번째 선발 등판 기회는 갑작스러운 팀내 선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찾아왔다. 넥센은 토종 에이스인 최원태가 아시안게임 이후 팔꿈치 통증 때문에 로테이션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자리를 하영민에게 맡겼는데,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신재영도 부진에 손가락 물집 증세가 도져 결국 중간계투로 보직이 바뀌었다.
이렇게 두 개의 선발 빈자리가 생겼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이를 '영건'들에게 맡겼다. 2년차 좌완 이승호(19)와 신인 우완 정통파 안우진이 각각 팀의 임시 4, 5선발로 지정돼 이승호가 먼저 19일 고척 두산전에 나왔다. 이승호는 4⅓이닝 2안타(1홈런) 2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 안우진은 최고 152㎞까지 나온 강속구(53개, 144~152㎞)에 슬라이더(22개, 132~139㎞)를 주무기로 삼아 삼성 타자와 정면 승부를 펼쳤다. 여기에 1회와 3회 4회에 커브(7개, 132~135㎞)로 변화를 줬고, 3회부터 5회까지는 체인지업을 1개씩 섞었다. 오랜만에 보는 정통파 파워 피처의 투구 레퍼토리였다.
삼성 타선은 3회까지 안우진의 구위를 이겨내지 못했다. 2회 1사 후 강민호, 3회 2사 후 박해민이 내야 안타로 겨우 출루했을 뿐이고 삼진을 5개나 당했다. 그러나 안우진은 투구수가 50개에 가까워진 시점이 되지 제구력이 약간씩 흔들렸다. 4회 1사 후 러프를 상대로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 강민호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박한이에게 중전안타에 이어 김헌곤에게 또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와 포수 김재현이 마운드를 방문해 흔들리는 안우진을 달랬다. 덕분에 집중력을 되찾은 안우진은 만루 위기에서 김성훈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5회에도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우전안타에 이어 1사 후 구자욱에게 또 안타를 맞아 1사 1, 2루에 몰렸다. 하지만 삼성 3, 4번인 이원석과 다린 러프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스스로 승리 요건을 달성했다. 이날 투구의 하이라이트였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