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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의 새로운 길을 열고 싶습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등과 함께 '4대 천왕'으로 불렸고, '천재 테란'이라는 별명답게 기발한 명경기를 선사하며 e스포츠 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이윤열(34) 역시 비슷한 고민을 거쳤다.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던 영광의 순간을 뒤로 하고 은퇴와 함께 군입대를 했던 이윤열은 제대 후 개인방송 BJ를 거쳐 지난해부터 게임 개발자로 제2의 인생 설계에 나섰다.
이윤열은 지난해 7월 대구에 위치한 게임 개발사 엔젤게임즈에 입사, 모바일게임 '프로젝트 RTD'를 만들고 있다. '프로젝트 RTD'는 '스타크래프트'에서 유즈맵으로 유명했던 '랜덤타워디펜스'를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재해석중인 게임이다. 실제 맵 제작자인 최현우씨도 함께 합류한 상태다. 이윤열은 "지난해 초부터 인터넷 개인방송(아프리카TV)을 통해 '랜덤타워디펜스'를 방송하면서 스스로 너무 재밌었고 시청하는 유저들도 너무 좋아했다"며 "온라인에서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으로 만들어보자는데 원작자 그리고 (최)현우형과 의기투합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윤열은 "아무래도 박 대표님이 게이머 출신이시다보니 '프로젝트 RTD'에 대한 가능성과 우리를 인정해주신 것 같다. 그래서 솔직히 부담감도 더 있다"며 웃었다. 이윤열은 현재 '프로젝트 RTD'의 UX(사용자 경험) 및 밸런스 기획자로 참여하고 있다. 기존 컴퓨터에서 즐기던 재미를 모바일에서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윤열은 "'스타크래프트'뿐 아니라 '카운터스트라이트',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등 다양한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면서 쌓은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을, 그리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맡아 일하다보니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vP(유저간 대결) 모드를 넣어 깔끔한 한 판의 재미에 집중하는 모바일 e스포츠에 적합한 게임으로도 만들고 있다"며 "알파버전 정도부터는 게임을 방송으로 공개하고 유저들과 소통하며 더 재밌는 게임으로 완성하는 구상도 가지고 있다. 또 정식 런칭 후에는 e스포츠 방송으로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퇴근 후에도 이윤열의 새로운 일이 시작된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 지유양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놀아준 후, 오후 9시쯤이 되면 새벽 1시까지 하루 4시간여동안 방송 BJ로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이윤열은 "개인방송은 팬들과 소통을 계속 할 수 있는 것이라, 일이 아닌 또 하나의 활력소라 할 수 있다"며 "올해 말 '프로젝트 RTD'의 첫 선을 보일 수 있을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재밌는 게임 개발까지 이뤄낸다면, 향후 후배들에게도 또 하나의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 같아 책임감이 크다"며 "게이머 시절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아 이후 많은 고생을 했던 나의 사례를 거울삼아, 후배들은 자신만의 '테크트리'를 잘 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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