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인정→김학민' 사령탑 교체+불꽃투혼에도…KB손보 7연패 수렁. OK금융 3위 점프 [의정부리뷰]

사진제공=KOVO

[의정부=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령탑 교체의 극약 처방에도 연패 탈출이 쉽지 않다. KB손해보험이 7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KB손해보험은 18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5라운드 OK금융그룹전에서 세트스코어 1대3(21-25, 25-20, 25-27, 23-25)으로 졌다. OK금융그룹은 16승13패(승점 47점)로 한국전력(승점 44점)을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다.

KB손해보험의 후인정 전 감독은 지난 14일 전격 자진사임했다. 선수과 코치로 5시즌째 KB손해보험에서 한솥밥을 먹어온 김학민 코치(41)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1983년생 김 대행은 염기훈 수원삼성 감독(41)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43) 등과 함께 토종 감독들 중 각 종목별 최연소 사령탑이다.

김학민 감독대행. 사진제공=KOVO

김 대행은 선수 시절 훤칠한 비주얼, 탁월한 점프력으로 '에어'라는 별명과 함께 수많은 배구팬을 몰고 다니던 슈퍼스타다.

경기전 만난 김 대행의 얼굴은 여전히 40대로 보기 어려울 만큼 빛났다. 하지만 거칠게 부르튼 입술과 굳은 얼굴은 갑작스레 이어받은 지휘봉의 무게감을 느끼게 했다. 타 팀 경기영상을 찾아보느라 잠잘 시간도 부족할 뿐 아니라, 편안히 수면을 취하지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소속팀 대선배로서 중책을 수락했지만, 쉽지않은 현실에 부딪쳤다.

대행 데뷔전이었던 15일 현대캐피탈전에선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아쉽게 패했다. 그는 "결과는 아쉽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선수들과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노력한다.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기로 했다"면서 "지도자로서 한단계 성장하는 기회로 삼겠다"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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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패배로 최하위가 확정됐다.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날도 현장에는 무려 2400명의 팬들이 찾아와 KB손해보험을 뜨겁게 응원했다. 홈팬들을 위해서라도 '유종의미'를 거두고,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입장.

이날 에이스 비예나(31득점)는 OK금융그룹 레오(38득점)와 대등하게 맞섰다. 한번 한번의 스윙에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줬다. 리베로 정민수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도 거침없이 펜스에 몸을 던졌다. "우선 1번의 승리가 중요하다"는 김 대행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듯 했다.

하지만 배구는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었다.

사진제공=KOVO

OK금융그룹은 주포 레오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레오가 자랑하는 강서브 성공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반면 KB손해보험 주포 비예나의 컨디션은 최절정이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레오의 한방과 범실에 발목을 잡혔다. 1세트는 21-24에서 KB손해보험 리우훙민의 서브범실로 세트가 끝났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의 폭발력에 황경민-홍상혁이 더해지면서 2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3세트부터 컨디션을 되찾은 레오의 고공 강타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도 맞대응하며 듀스까지 끌고 갔지만, 마지막 순간 유효블로킹된 공을 선수들의 발이 꼬이며 아무도 받지 못하는 불운까지 뒤따랐다.

4세트에도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22-24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레오가 센터라인 침범하는 행운도 따랐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한끝이 모자랐다. 비예나 외에도 황경민(16득점) 홍상혁(11득점)이 분투했지만, OK금융그룹 레오의 뒤를 차지환(14득점) 신호진(10득점)이 받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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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김영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