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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수도 "블로커로서 세터의 역할은 유효블로킹(블로킹 벽을 맞고 떨어진 공을 수비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블로킹 득점 기록을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생각하지 않았던 기록이지만 기분 좋다"고 말했다.
한선수는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홈 경기에서 블로킹 득점 4개를 추가해 450개 고지를 넘어섰다. 26일 현재 그의 블로킹 득점은 452개다.
25일 경기에서 가장 많은 블로킹 득점을 한 선수가 '세터' 한선수였다.
특히 3세트 23-22에서는 상대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후위 공격을 가로막았다. 대한항공이 승리를 확신한 순간이었다.
경기 뒤 만난 한선수는 "미들 블로커 조재영에게 '레오만 제대로 막자'고 말했다. 내가 레오의 공격 방향에 자리 잡았고, 운 좋게 득점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운'이라고 했지만, 450개의 블로킹 득점을 운으로만 쌓을 수 없다.
V리그 남자부에서 블로킹 득점 450개 이상을 한 선수는 한선수가 15번째다. 세터 중에는 처음이다.
한선수보다 블로킹 득점이 많은 선수는 대부분 블로킹이 '주업'인 미들 블로커다.
최다 기록(1천193개)을 보유한 신영석(한국전력)을 포함해 13명의 미들 블로커가 450개 이상의 상대 공격을 가로막았다.
날개 공격수 중에는 박철우(한국전력)가 666개로 가장 많은 블로킹 득점(8위)을 했다. 박철우도 이번 시즌에는 미들 블로커로 출전한 경기가 많다.
한선수의 블로킹 득점에 '가점'을 줄 수 있는 이유다.
한선수 다음으로 블로킹 득점을 많이 한 세터는 현 한국전력 사령탑 권영민 감독이다. 권 감독은 현역 시절 블로킹 득점 325개(32위)를 했다.
현역 선수 중에는 이민규(OK금융그룹)가 257개(40위)로 한선수에 이어 '세터 블로킹 2위'를 달린다.
한선수가 매우 오랫동안 '세터 중 최다 블로킹 기록'을 보유할 것이라는 의미다.
한선수는 "2007-2008시즌부터 선수 생활을 이어온 덕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블로킹 득점 기록을 세웠다. 경기당(455경기) 약 1개의 블로킹 득점을 올린 셈이니까 평균 기록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웃었다.
예상치 못한 기록 달성은 새로운 목표를 부른다.
한선수는 "무릎을 다치기 전에는 블로킹 득점을 많이 올렸다. 나이가 들고, 무릎 통증도 있어서 어려울 수도 있지만 블로킹 500득점을 꼭 채우고 싶다"고 했다.
이번 시즌 3라운드까지 한선수는 17개의 블로킹 득점을 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블로킹 득점을 한 2011-2012시즌(54개)보다는 더디지만, 최근 5시즌 중에는 가장 빠른 속력으로 블로킹 득점을 쌓고 있다.
한선수는 "이번 시즌에 470개까지 채우고, 다음 시즌에 블로킹 득점 500개에 도달하면 좋겠다"며 방긋 웃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