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특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눈에 띄게 흔들릴 때가 있다.
하승우는 이러한 약점을 조금씩 보완하며 리그 정상급 세터로 도약하고 있다.
하승우는 2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전에서 팀의 세트 점수 3-0 승리를 견인한 뒤 취재진과 만나 "경기 안에서 멘털이 흔들리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더라. 그래서 최대한 실수 안 하려고 노력한다. 쉽지는 않지만, 이겨내려고 한다. 제가 무너지면 팀도 무너지는 걸 알아서 멘털 강한 세터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터 출신인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도 하승우의 약점인 '흔들리는 멘털'을 알고 있다.
권 감독은 "하승우는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한다. 주전 세터가 흔들리면 팀도 흔들린다. 그래서 '실수한 것은 실수로 끝내라'고 했다. 승우도 이를 알고 있으니 선수를 믿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은 시즌 초반 연패를 딛고 7연승을 질주해 한때 남자부 2위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OK금융그룹을 만나기 전에 2연패를 당해 다시 '패배의 기운'이 엄습하는 듯했다.
하승우는 "사실 시즌 초반에는 (연패에 대한) 불안감을 가졌는데 연승하면서 불안감은 사라졌다. (이번 2연패는) 금방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승우의 말대로, OK금융그룹전에서 한국전력 선수들은 가벼운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주포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17득점)뿐만 아니라 서재덕(12득점)과 임성진(10득점), 신영석(8득점) 등 주축 선수가 고른 활약을 펼쳤다.
여러 공격 옵션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승리를 이끈 하승우는 "공격을 (강제로) 배분하는 게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잘만 돌아가면 상대를 교란할 수 있고 한 명에 의존하는 걸 피할 수 있어서 엄청난 무기가 된다"면서 "OK금융그룹을 상대로는 사이드 공격이 잘 통해서 자신 있게 올렸는데 알아서들 잘 때리더라"고 말했다.
이어 옆자리에 앉은 팀 최고참인 신영석을 지목해 "영석이 형만 좀 못 때렸다"고 농담을 던지는 여유까지 보여줬다.
이날 승부처는 1세트였다.
하승우는 상대 블로커를 피해 임성진에게 집중적으로 공을 공급했고, 임성진은 1세트에만 8점을 때려 화답했다.
하승우는 "우리 팀 블로킹이 좋아서 상대도 (우리) 미들블로커에 매달려야 한다. 이때 빠르게 (임)성진이에게 주면 블로커가 한 명밖에 없다. 그 상황에서 때리다 보니까 성진이 공격도 많이 올라왔다. 저한테도 편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4bu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