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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문을 열기 전 여자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 복이 굴러 들어왔다. 베테랑 센터 김세영(38)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은 김세영은 원소속팀 현대건설과 사실상 결별했다. 행선지는 KGC인삼공사가 유력했다. 헌데 인삼공사가 돌연 김세영 영입을 포기하고 센터와 세터를 겸할 수 있는 한수지를 연봉 3억원에 잡았다. 이 소식은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여자부 외국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전해졌다. 졸지에 김세영은 무적신세가 됐다. 2017~2018시즌 센터 김수지를 IBK기업은행에 빼앗겨 높이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던 흥국생명은 곧바로 김세영을 연봉 1억5000만원에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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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를 다스리고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하는 센터가 부활하자 흥국생명의 날개 공격도 불을 뿜을 수 있었다. 한국 여자배구 레프트를 10년간 이끌 자원으로 평가받는 이재영(23)은 '에이스'의 향기를 풍겼다. 30경기에 출전, 624득점을 폭발시키며 득점 부문 2위에 랭크됐다. 퀵오픈 부문에선 47.12%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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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인 팀내 외인 공격수 톰시아(610득점)보다 많은 득점을 배달했다. 이재영 특유의 강한 책임감은 매 경기 코트에서 보여졌다. 지난 9일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현대건설과의 시즌 최종전 3세트에서만 홀로 10득점을 뿜어내면서 우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재영은 "다솔이에게 '내게 공을 올려달라'고 말했다. 3세트에선 내가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았다"고 웃었다.
이재영이 주포로 활약할 수 있었던 데는 김세영과 함께 영입된 김미연(26)이 뒤를 받쳐줬기 때문이다. '만점짜리 FA'였다. 이재영의 리시브 부담을 줄이면서 레프트 한 자리를 책임져줄 최적의 파트너로 맹활약했다. 이재영은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가 많아 내가 짊어질 부담이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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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의 위대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프로 여성 사령탑 최초의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박 감독은 "두 번째 기회가 왔다. 나와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이 좋은 성과를 내야 지도자를 꿈꾸는 여자 후배들이 더 큰 희망을 품을 수 있다. 통합우승 꼭 하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흥국생명은 21일부터 플레이오프(도로공사-GS칼텍스) 승자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을 치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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