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단독]한국전력 선수들 집단 이탈, 김철수 감독과 마찰로 팀 떠났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10-04 17:25


사진제공=KOVO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선수들이 집단 이탈한 사태가 발생했다.

4일 배구계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한국전력의 외국인 공격수 사이먼 헐치(독일)를 비롯해 레프트 김인혁과 세터 이호건이 김철수 감독과 마찰을 빚어 팀을 떠났다. V리그가 일주일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실한 선수 관리 실태가 드러났다"고 귀띔했다.

공정배 한국전력 단장은 지난 2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진들에게 사이먼이 팀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먼은 지난 5월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KOVO 트라이아웃에서 감독들에게 호평을 받아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독일 리그와 이탈리아 리그에서 각각 3년과 4년씩 선수생활을 한 사이먼은 독일 국가대표로 활약, 유럽선수권에서 독일의 은메달에 견인하기도 했다. 한국행을 결정한 건 아시아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사이먼의 기량은 지난달 컵 대회를 통해 공개됐다. 장기는 유감없이 발휘됐다. 강력한 서브와 타점 높은 공격을 선보였다. 동료들도 엄지를 세웠다. 레프트 서재덕은 "생갭다 좋은 외국인 선수가 온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세터 노재욱도 "빠른 공 처리 능력과 서브, 블로킹이 좋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사이먼은 팀에 합류한 뒤부터 김 감독과 약간의 마찰을 빚었다. 김 감독은 사이먼의 기술적인 면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체력향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이먼은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다. 과한 훈련은 오히려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김 감독에게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사이먼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이먼도 점점 김 감독의 훈련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김 감독의 에누리 없는 밀어붙이기식 관리가 수준급의 독일 공격수를 잃게 된 모양새가 됐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사이먼은 지난 2일 한국전력과 계약을 해지하고 독일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 감독과 마찰로 팀을 떠난 건 사이먼, 혼자가 아니었다. 국내 선수들도 팀을 박차고 나갔다. 레프트 김인혁과 세터 이호건이다. 지난 시즌 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로 프로가 된 김인혁은 21경기에 출전, 93득점을 올렸다. 서재덕 안우재에 이어 세 번째 레프트 자원으로 활약했다. 새 시즌 전초전으로 펼쳐진 컵 대회에서도 3경기에서 37득점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이호건은 지난 시즌 1라운드 5순위로 뽑힌 신인 세터였다. 그러나 즉시전력감이었다. 팀 내 권영민 권준형을 제치고 주전 세터로 맹활약했다. 33경기에 출전, 119세트를 따냈다. 한국 남자배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세터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둘은 김 감독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훈련을 참지 못하고 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