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판 'R.마드리드' 현캐, 한 달간 제거해야 할 3가지 아킬레스건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9-17 05:20



더 화려해졌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새 시즌 배구판 '레알 마드리드'로 불릴 만큼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한다. 자유계약(FA) 최대어 전광인(27)까지 품었다. 기존 국내 톱 클래스 공격수 문성민을 비롯해 '배구 대통령' 신영석(센터), 베테랑 리베로 여오현에다 트라이아웃에서 헝가리 특급 크리스티안 파다르를 발탁해 최고의 스쿼드를 꾸렸다.

하지만 화려함의 이면에는 아킬레스건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 아킬레스건이 2018년 제천·KAL컵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첫째는 '세터'였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을 FA로 영입하면서 주전 세터 노재욱을 보호선수로 묶지 못했다. 결국 한국전력에 내줘야 했다. 남은 세터는 이승원(25)이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승원이는 생각만 바꾸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이승원은 여전히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센터와의 호흡이 정상적이지 않았다. 들쭉날쭉한 토스는 공격수들을 춤추게 만들지 못했다. 올려만 주면 처리할 수 있는 공격수들이 많지만 토스의 질이 떨어지면 공격효율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두번째는 문성민의 서브 리시브 불안이었다. 현대캐피탈은 레프트와 라이트 공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쿠바 출신 요스바니를 뽑으려다 OK저축은행에 빼앗겼다. 결국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좋은 공격력을 보인 라이트 공격수 파다르를 택했다. 자연스럽게 라이트를 보던 문성민은 레프트로 보직을 옮겨야 했다. 한데 문성민의 아픈 곳이 드러났다. 서브 리시브가 계속해서 흔들렸다. 리베로보다 리시브가 좋은 전광인이 뒤를 받치고 있다고 하더라도 문성민의 리시브율이 현격하게 떨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었다. 문성민 대신 수비형 레프트 박주형이 투입되면 어느 정도 리시브가 안정되지만 그만큼 공격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수비가 돼야 공격도 할 수 있는 것이 배구다. 문성민은 조별리그와 4강전에서 계속 리시브 불안을 노출했다. 예상됐던 결과였지만 현실로 드러나자 최 감독은 고민이 깊어졌다.


마지막 문제점은 높이다. 차영석의 부재가 크다. 차영석은 올 시즌 신영석과 함께 높이와 공격 첨병역할을 할 자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한국전력과의 컵 대회 조별리그 경기에서 큰 부상을 했다. 착지 과정에서 오른발목이 돌아가면서 인대가 크게 손상됐다. 재활기간은 무려 16주다. 최소 4개월 뒤부터 공을 만지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라고 봐야 한다. 최민호가 군제대 이후 돌아오려면 내년 3월은 돼야 한다. 그 전까지 신영석의 파트너로 김재휘가 버텨줘야 한다. 현대캐피탈은 세터 부재로 김재휘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트레이드를 했더라면 자칫 신영석 홀로 센터를 봐야할 뻔했다.

설상가상으로 파다르도 몸이 풀리지 않은 모습이다. 장기인 스파이크 서브가 번번이 네트에 걸리고 있다. 매 경기 10개가 넘는 범실을 홀로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경기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2018~2019시즌 V리그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이다. 최 감독은 고강도 훈련을 통해 컵 대회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원팀'으로 변신해야 진정한 '스타군단'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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