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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회의 강스파이크]'은퇴' 신영수의 프런트 변신, 의미있는 발걸음 내딛는 대한항공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8-09 05:30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는다. 대한항공은 오는 11일 오전 11시 인하대학교 배구부 체육관에서 유소년 배구클럽 발대식을 갖는다. '대한항공 리틀점보스'의 탄생이다. 한국배구의 저변 확대와 배구클럽 활성화의 일환으로 남녀 초등학생 약 100명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업은 재미와 놀이 위주의 저학년반과 배구의 기본기부터 심화 기술까지 익힐 수 있는 고학년반으로 나뉘어 있다. 프로그램도 학생들의 눈높이와 수준에 맞게 구성됐다. 특히 대한항공은 회원들에게 보다 밀착하여 집중지도가 가능하도록 수업당 20~30명씩 적정 인원을 편성,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총 4개의 클래스를 운영한다.

이 사업의 총괄 관리는 신영수 과장이 맡았다. 프로배구가 태동한 200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대한항공에서 13년간 뛰었던 그 '신영수'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신영수는 고심 끝에 선수생활을 접고 구단에서 제시한 대한항공 직원 전환 카드를 받아들였다. 이후 지난달 2일부터 대한항공 프런트로 출근한 신 과장에게 내려진 첫 미션이 유소년 배구클럽 발대식이었다. 신 과장은 프로그램 구성부터 코칭, 관리까지 눈 코 뜰새 없는 한 달을 보냈다. 신 과장의 케이스는 프로배구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 좋은 예가 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은퇴선수를 휴지조각 버리듯 버리지 않고 적극 활용, 은퇴 이후의 삶 보장과 고용 창출이란 두 마리 토끼 효과를 노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프로배구 남자부 중 네 번째로 유소년클럽 창단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3월 KB손해보험이 유소년배구클럽 1기를 진행했고, 지난해 9월에는 현대캐피탈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스카이워커스 유소년 배구교실'을 발족시켰다. 특히 현대캐피탈 유소년클럽은 지난달 말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전국유소년클럽배구대회에 초등부와 중등부에 참가하기도 했다. 우리카드도 지난 5일부터 유소년배구교실을 열었다. 반응이 뜨거웠다. 총 80명 모집에 90명이 몰려 추첨으로 87명으로 추릴 정도였다. 삼성화재도 올해 안에 유소년클럽을 창단할 계획이다. 이미 클럽을 운영할 사업자 선정을 마친 상태다.

여자부에서도 GS칼텍스, 현대건설, IBK기업은행, 흥국생명, KGC인삼공사이 유소년배구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도 이 사업을 준비 중이다.



고무적이다. 배구 저변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느낌이다. 유소년배구의 중요성을 인식한 한국배구연맹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각팀들도 적극 공감한 것이 빠른 일 처리로 이어지고 있다. 예상보다 수강을 원하는 인원이 늘어나 현대캐피탈은 초등학생반을 하나 더 추가할 정도다.

예상을 뛰어넘는 클럽배구의 뜨거운 반응에도 아쉬운 점은 없지 않다. 각 팀들의 유스시스템 구축이다. 전국의 학원배구팀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데 유소년시스템 구축은 여전히 한국배구의 풀지 못하고 있는 난제다. 연고지 정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면도 있지만 소수의 학교에서만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면서 일부 학교들을 어느 팀이 어떻게 획득하느냐에 이해가 갈리면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여자부의 경우 진주선명여고, 원곡고, 수원전산여고로 압축돼 있어 이 학교들을 산하 유스팀으로 흡수하지 못하는 팀들은 자연스럽게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프로 무대까지 밟는 선수들은 엘리트배구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클럽은 말 그대로 클럽이다. 배구의 저변확대가 주 목적이다. 혹 클럽에서 기량 좋은 선수가 있어도 학원배구 선수로 전환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렇게 엘리트배구 선수 육성도 시급한 상황인데 시스템 구축 안건은 지난 6월 KOVO워크숍 때 다뤄지지도 않았다.

유소년의 중요성, 프로배구 구단들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클럽배구를 통한 저변 확대와 함께 엘리트배구를 활용한 유스시스템 구축도 함께 빠르게 고민돼야 한다. 스포츠2팀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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