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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한국전력 직원이니 못하면 다시 돌아가겠지?"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비아냥 속에 지난해 4월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로, 코치로 쌓아온 20년 이상 '한전맨의 삶'은 감독의 문 앞에선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다. "잘 안 풀려도 믿는 구석이 있겠지. 그 사람 한전 직원이잖아." 오히려 그를 깎아내리려는 음해성 시각의 양분이 됐을 뿐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감독은 책임지는 자리다. 팀을 못 만들면 모든 걸 내려놓을 각오"라는 김 감독의 다짐에 귀 기울이는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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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김 감독이 택한 건 '맹훈련'이었다. 기존 두 차례 진행하던 훈련을 새벽, 오전, 오후, 야간 총 네 차례로 늘린 극한의 프로그램. 그 와중에 김인혁마저 부상을 했다. 이를 두고 또 한 차례 비판의 칼바람이 불었다. "시즌 중 강훈련은 선수들에게 독이 된다." 한 술 더 뜬 말들도 흘러나왔다. "역시 초보 감독이라 감이 떨어진다." "무조건 몰아붙이는 건 구시대적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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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무리 강한 멘탈의 소유자라도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질타의 연속. 김 감독은 우두커니 서서 정면으로 질풍을 맞았다. 그리고 버텼다. 타협은 없었다. 자신의 일생을 바친 사랑하는 팀 한국전력을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뚝심'으로 보여줬다. "누가 뭐라고 해도 버텨야 한다. 우리 선수들을 믿기에 자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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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12월31일)
남자부
한국전력(10승10패) 3-0 대한항공(11승9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