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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을 돈 V리그는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승을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현재 4강(OK저축은행, 대한항공,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팀들의 우승 조건을 살펴봤다. 두번째 팀은 대한항공이다.
올 시즌에 앞서 대한항공은 우승 후보로 꼽혔다. 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대한항공은 강력했다. 국내 최고의 세터인 한선수가 있고, 공격진도 탄탄했다. 여기에 백업 요원들도 풍부했다. 대한항공 후보 선수들은 타 팀에 가면 주전 자리를 꿰찰 정도의 실력파들이었다. 위기도 있었다. 시즌을 함께 시작했던 외국인 선수 산체스(쿠바)가 부상했다. 산체스는 지난해 11월 팀 훈련 도중 오른 손등 골절상을 당했다. 전치 8주. 재활까지 고려하면 시즌 아웃이었다. 해외 리그도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의 라이트 공격수 모로즈를 데려왔다. 모로즈 영입 이후 대한항공의 공격력은 더욱 파괴력을 가졌다. 모로즈는 역시 정상급 선수였다.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중위권에서 불안한 순위 경쟁을 펼쳤던 대한항공은 모로즈 합류 이후 연승을 이어가면 순위를 끌어올렸다. 포지션 중 가장 약했던 센터 자리도 한국전력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메웠다. 김종민 감독도 기술적인 성장을 기대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모로즈가 온 이후 모든 면에서 경기력이 좋아졌다. 세터와의 호흡도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건방도 최고
대한항공은 지난 3일 삼성화재를 상대로 부끄러운 역전패를 당했다. 1,2세트를 먼저 따고도 내리 3세트를 내주면서 2대3으로 패했다. 이날 삼성화재엔 외국인 선수 그로저가 빠졌다. 독일 국가대표로 차출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대한항공 선수들은 자만으로 자신의 발등을 찍었다. 이날 대한항공의 범실은 V리그 한 경기 최다인 42개를 범했다.
대한항공에게 이번 삼성화재전이 예방주사가 될지, 아니면 하락세의 단초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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