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형 KB손보 초대 감독 "안되면 될 때까지 한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6-25 13:31 | 최종수정 2015-06-26 07:03


KB손해보험 초대 사령탑에 오른 강성형 감독. 사진제공=KB손해보험

"안되면 될 때까지 합니다."

KB손해보험 스타즈의 초대 사령탑인 강성형 감독(45)의 스타일이다. 현역 시절 성실함의 대명사였다. 주변 배구인들은 "강 감독이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성실하고 매사에 열심히 하는 선수였기에 가능했다"라며 입을 모은다. 최근 수원에 위치한 KB손보 체육관에서 만난 강 감독은 자신이 당대 최고의 수비형 레프트가 될 수 있었던 끈기와 희생의 DNA를 선수들에게 심어주고 있었다. 24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LIG손해보험이 안고 있었던 문제점을 하나하나 개선해나가고 있었다.

강 감독은 "지구력과 파워, 테크닉 훈련을 할 때 한 가지 훈련만 시킨다. 그 훈련을 할 때는 100%를 쏟으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KB손보 선수들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힌다. 입에선 단내가 난다. 훈련은 새벽→오전→오후→야간까지 이어진다. 강 감독은 "실전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 놓고 훈련한다. 1주일에 2~3차례는 유부남도 퇴근 안시키고 야간 훈련을 시킨다"고 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부족하니깐…."

KB손보는 LIG손보 시절 프로배구 10시즌 동안 3위가 최고의 성적이다. 단 한 차례도 우승이 없다.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OK저축은행 등 우승을 맛본 팀들과 비교해 구단 운영비를 적게 쓰지도 않는다. 지난 시즌에는 남자부 7개 팀 중 6위에 머물렀다. 최근 4시즌 동안 5위 이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체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모래알 조직력에서 답을 찾는다. 배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에 가까운 조직력을 갖추고 있어야 우승에 근접할 수 있다. 그래서 강 감독이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희생'이다. 강 감독은 "그 동안 팀이 이기적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희생과 강한 책임감을 느낄 때 팀이 안정되고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억에 젖었다. "현역 때는 선수간의 단합을 중요시 여겼다. 당시 코칭스태프에서 '간단하게 치맥(치킨과 맥주)하고 오라'고 할 정도로 코트 밖에서도 단합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예전만큼 선수들의 단합이 잘 된다면 팀이 나아질 것이다."

강 감독은 조용하고 편안한 스타일이다. 그러나 훈련 때는 180도 변신다. 호랑이 감독이 된다. "안되는 부분은 강하게 어필한다"는 것이 강 감독의 설명이다. 훈련이 끝나면 자상한 삼촌으로 돌아온다. 강 감독은 "코트 밖에선 대화도 많이 하고 사적인 부분은 편하게 해준다. 감독과 선수의 사이가 좁혀졌으면 좋겠다. 고민도 털어놓고 받아줄 수 있는 사이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강 감독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신의 배구 색깔도 입혀야 하기 때문이다. 강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는 간단하다. '스피드 배구'다. 국제배구의 흐름을 그대로 따른다. 강 감독은 "쉽게 가다보면 상대에게 쉽게 파악당한다"며 "그래서 세트 플레이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리시브가 안정돼야 한다. 상대도 스피드 배구를 하는데 우리의 이해도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 감독의 스피드 배구를 실현시켜줄 주인공은 베테랑 세터 권영민(35)이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 파동을 겪고 시즌이 끝난 뒤 KB손보로 둥지를 옮겼다. 강 감독은 "이번 시즌은 권영민 중심으로 돌아간다. 새 외국인 공격수 마틴도 권영민의 빠른 토스를 좋아한다"고 했다.

세터와 마찬가지로 리시브 안정은 KB손보 부활의 열쇠다. 강 감독은 "지난 시즌 리시브 면에서 한계에 부딪혔다. 좋아져야 하는데 같은 실수가 나오다보니 팀이 무너졌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지만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진만이 살아나야 팀이 안정적일 것 같다. 안정되고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레프트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감독에게 KB손보 초대 사령탑이라는 부담감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히려 그 부담을 즐기려고 한다. 그는 "창단팀은 아니지만 초대 감독이다. 약간의 부담은 있지만, KB직원분들께서 기대가 높으시다. 새로운 분위기는 또 다른 마음가짐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원=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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