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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될 때까지 합니다."
KB손보는 LIG손보 시절 프로배구 10시즌 동안 3위가 최고의 성적이다. 단 한 차례도 우승이 없다.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OK저축은행 등 우승을 맛본 팀들과 비교해 구단 운영비를 적게 쓰지도 않는다. 지난 시즌에는 남자부 7개 팀 중 6위에 머물렀다. 최근 4시즌 동안 5위 이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체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모래알 조직력에서 답을 찾는다. 배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에 가까운 조직력을 갖추고 있어야 우승에 근접할 수 있다. 그래서 강 감독이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희생'이다. 강 감독은 "그 동안 팀이 이기적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희생과 강한 책임감을 느낄 때 팀이 안정되고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억에 젖었다. "현역 때는 선수간의 단합을 중요시 여겼다. 당시 코칭스태프에서 '간단하게 치맥(치킨과 맥주)하고 오라'고 할 정도로 코트 밖에서도 단합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예전만큼 선수들의 단합이 잘 된다면 팀이 나아질 것이다."
강 감독은 조용하고 편안한 스타일이다. 그러나 훈련 때는 180도 변신다. 호랑이 감독이 된다. "안되는 부분은 강하게 어필한다"는 것이 강 감독의 설명이다. 훈련이 끝나면 자상한 삼촌으로 돌아온다. 강 감독은 "코트 밖에선 대화도 많이 하고 사적인 부분은 편하게 해준다. 감독과 선수의 사이가 좁혀졌으면 좋겠다. 고민도 털어놓고 받아줄 수 있는 사이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강 감독의 스피드 배구를 실현시켜줄 주인공은 베테랑 세터 권영민(35)이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 파동을 겪고 시즌이 끝난 뒤 KB손보로 둥지를 옮겼다. 강 감독은 "이번 시즌은 권영민 중심으로 돌아간다. 새 외국인 공격수 마틴도 권영민의 빠른 토스를 좋아한다"고 했다.
세터와 마찬가지로 리시브 안정은 KB손보 부활의 열쇠다. 강 감독은 "지난 시즌 리시브 면에서 한계에 부딪혔다. 좋아져야 하는데 같은 실수가 나오다보니 팀이 무너졌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지만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진만이 살아나야 팀이 안정적일 것 같다. 안정되고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레프트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감독에게 KB손보 초대 사령탑이라는 부담감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히려 그 부담을 즐기려고 한다. 그는 "창단팀은 아니지만 초대 감독이다. 약간의 부담은 있지만, KB직원분들께서 기대가 높으시다. 새로운 분위기는 또 다른 마음가짐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원=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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