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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최태웅 감독의 '서번트 리더십'과 영업비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5-28 16:07 | 최종수정 2015-05-29 08:16


28일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2015년 한국배구연맹 통합워크숍에 참석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춘천=김진회 기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39)은 미국 경영학계에서 주목을 받은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서번트 리더십이란, 조직원들에게 목표를 공유하고 성장을 도모해 리더와 조직원간의 신뢰를 형성시켜 조직성과를 달성하게 하는 리더십이다.

28일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 통합워크숍에서 만난 최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적절한 긴장감 유지와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한 마디를 해도 도전에 대한 내용과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이 지난달 2일 현대캐피탈의 지휘봉을 잡고 가장 먼저 챙긴 것은 선수들의 심리였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자존심을 구겼다. 정규리그 5위에 그쳤다. 2005년 V리그 태동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최 감독의 눈에 비친 가장 큰 문제는 기술적인 것이 아니었다. 최 감독은 "그 동안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계속해서 외부에서 멤버가 좋다고 하니 안일함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극복하지 못하면 제 풀에 꺾이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마인드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최 감독은 "진지한 훈련 태도를 얘기하고 있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동료들과의 신뢰도 자연스럽게 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좋은 인성을 갖춰야 좋은 플레이도 나온다. 선수이기 전에 인간이 돼라고 한다. 지금 새벽, 오전, 오후 훈련을 한다고 해도 기술이 확 좋아지지 않는다. 팀워크와 인성 부분에 먼저 다가가고 있다"고 했다. 단기간 안에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마인드 변화를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까지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고 우승의 목표를 버린 것은 아니다. 최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고, 반드시 할 것이다. 다만, 선수들이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에 표현을 안하려고 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심적 힐링과 함께 최 감독은 자신만의 배구 색깔을 팀에 입히고 있다. 정밀한 훈련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최 감독은 "9m 코트를 9등분으로 나눠서 A존은 책임지고 수비해야 할 존, B존은 협력해서 수비해야 할 존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웅식 스피드 배구'는 일명 영업비밀이다. 최 감독은 "내 배구에 대해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7월 코보컵 때 '똑같이 빠른데 현대캐피탈은 조금 다르구나'라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 기술적인 완성도는 내년 1월 정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약간의 윤곽은 나왔다. '문성민 체제'다. 최 감독은 '토종 거포' 문성민을 라이트 공격수로 전환시키고, 외국인 공격수를 레프트로 영입하려고 한다. 최 감독은 "문성민이 무릎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 빠른 공격을 위해 레프트에서 리시브까지 하기에는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또 "성민이도 수비가 좋기 때문에 라이트에서도 리시브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수비적인 면은 여오현 플레잉코치를 중심으로 양쪽에 리시브가 되는 선수들을 둬 공간을 줄일 것이다. 모든 선수들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한다"고 했다.

지도자가 되어보니 분명 선수 시절과 다른 시야에서 접근하게 된다. 최 감독은 "큰 그림을 그려놓고 훈련을 진행하다보니 오히려 잔소리는 많이 안하게 되더라며 웃었다. 더불어 "선수 시절에 생각했던 선수들과 지도자가로 보는 선수들은 다르더라. 뒤에서 보고 있으면 잔기술들이 보이더라. 멤버가 좋다"고 전했다.

춘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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