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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팀 갈뻔했던 용동국, '토종 거포' 탄생 예감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1-08 06:16



아직 성장이 필요한 프로 2년차 공격수다. 그러나 향후 '토종 거포'로 거듭날 잠재력을 충분히 갖췄다. 우리카드의 레프트 용동국(24) 얘기다.

용동국은 배구를 늦게 접했다. 강원 설악중 1학년 때부터 코트를 밟았다. 강원 홍천 석화초 6학년 당시 또래보다 키(1m70)가 크다는 이유로 도민체전에 출전한 뒤 배구의 매력을 느꼈다. 부모님은 만류했다. 그러나 용동국이 밀어붙였다. 그는 "당시에는 배구를 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속초고 졸업을 앞둔 용동국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갈 곳이 없었다. 자신을 데려가겠다는 대학교가 나타나지 않았다. 배구를 계속 할 수 있는 길은 실업 팀 입단밖에 없었다. 이 때 반전이 일어났다. 경남과학기술대에서 러브콜이 왔다. 2013년 인천전국체전에서 강호 한양대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하며 최우수 지도자상을 받은 김형태 경남과기대 감독이 용동국을 품에 안았다. 김 감독은 파워풀한 스파이크를 보유한 공격수를 선호했다. 용동국은 "실업이 아닌 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던 것이 내 배구인생에서 첫 번째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묘한 인연이었다. 용동국은 2013~2014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고 프로 선수가 된 뒤 김 감독의 아들과 만났다. 우리카드 세터 김광국이었다.

데뷔 시즌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정규리그에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V리그 신인왕 출신 최홍석(27)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었다. 그러나 올시즌부터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7경기에 출전했다. 비록 선발이 아닌 교체 출전이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행복하다. 용동국은 "훈련을 많이했다. 그래서인지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고 있다"고 말했다.

용동국은 조커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7일 현대캐피탈전에선 최홍석이 흔들리던 2세트 후반에 투입돼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현대캐피탈의 높은 블로킹 위에서 시원한 파워 스파이크를 날렸다. 고작 1세트를 뛰고도 팀 내 최다득점(10점)을 올렸다. 그의 특이한 스파이크도 화제다. 팔 전체를 활용하는 스윙은 마치 현역시절 파워 스파이커 신진식(현 삼성화재 코치)을 연상케 한다. 용동국은 "팔이 길다. 1m90이 넘는 선수들과 팔 길이를 재도 뒤지지 않는다"며 웃었다. 용동국의 현재 키는 1m86.

용동국의 성격은 긍정적이다. 장난기도 많다. 이런 밝은 성격은 팀 사기에 큰 도움이 된다. 팀 매각 소식에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용동국이 해야 할 또 하나의 미션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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