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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수원시장 "수원FC와 수원삼성의 더비 꼭 만들고 싶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1-07 07:51


사진제공=수원시청

"수원FC와 수원 삼성의 수원 더비를 꼭 만들고 싶다."

더비(DERBY)는 축구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더비는 같은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두 팀의 라이벌 경기를 뜻한다. 맨유와 맨시티의 맨체스터 더비, AC밀란과 인터 밀란의 밀라노 더비, 아스널과 토트넘의 북런던 더비 등이 대표적이다. K-리그에도 슈퍼매치, 동해안 더비 등이 있지만, 아쉽게도 진정한 의미의 더비는 없다.

수원FC가 K-리그 챌린지로 들어오며 한국축구에도 진짜 더비가 생길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수원은 K-리그 클래식에 있는 수원 삼성과 함께 두 개의 K-리그 팀을 가진 전국의 유일한 도시다. 수원은 '레전드' 차범근을 비롯해 박지성(PSV에인트호벤), 윤석영(QPR) 등을 배출한 축구의 메카이기도 하다. 수원팬들에게 축제의 순간이 될 '진짜 더비'와 한국축구를 이끌어 갈 '진짜 축구도시'를 꿈꾸는 염태영 수원시장(54)을 만나봤다.


사진제공=수원시청
진짜 더비를 꿈꾸며

내셔널리그에 있던 수원FC가 챌린지행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은 책임감 때문이었다. 염 시장은 "수원이 축구의 메카라는 이미지가 있다. 수원 삼성이 오랫동안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고, 아주대, 수원공고, 삼일공고, 메탄고 등 학원스포츠를 비롯해 홍명보 축구교실, 박지성 축구교실 등 클럽축구도 잘 갖춰져 있었다. 맨 아래부터 맨 윗단계까지 다 있었다. 2부리그팀이 생기면 효과적인 축구의 피라미드 구조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수원 삼성의 팬들은 새로운 이웃의 탄생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내셔널리그에 익숙했던 선수들도 제 실력을 내지 못했다. 염 시장은 꾸준히 경기장을 찾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수원FC는 후반기 경찰축구단과의 경기를 이기며 반전에 성공했다. 염 시장은 "경찰청과의 경기를 가려하는데 주위에서 '당연히 질 경기니까 가지 말라'고 말리더라. '못난 자식도 내 자식'이라는 생각으로 갔다. 3대0으로 이겼다. 축구공이 둥글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더 적극적으로 성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시즌 초 경기도 4팀(안양, 고양, 부천) 중 1위를 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첫 시즌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수원FC는 시작부터 수원 삼성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수원 삼성이 골리앗이라면, 수원FC는 다윗이다. 염 시장도 인정했다. 염 시장은 "1부리그 팀이 없는 도시는 그 팬들까지 모두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다르다. 1부리그에 눈이 맞춰져 있는 팬들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고 했다. 염 시장은 천천히 가겠다고 했다. 그는 "정착된 수원 삼성과 달리 수원FC는 초기 단계다. 수원에 있는 클럽, 동호회와 연계하고, 기업 스폰서십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한다면 분명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 시작으로 유소년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염 시장은 "학교와 연계하는 대신 15세 이하, 18세 이하 팀을 따로 만들었다. 시스템을 잘 구축해 수원 축구의 뿌리를 탄탄히 하겠다"고 했다.


사진제공=수원시청
진짜 축구도시를 꿈꾸며


염 시장은 민선 5기로 수원시장에 당선됐다. 환경운동가 출신의 염 시장은 과감하고, 꼼꼼한 일처리로 수원시의 재정 건전성을 높였다. 3000억원에 가까운 부채를 300억원으로 줄였다. 다른 도시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스포츠단을 해체하고, 체육 관련 예산을 줄였지만 수원시만은 예외였다. 민선 5기 들어 200억원에 가까운 체육 예산을 유지한 전국 유일의 지방자치단체다. 수원은 프로야구 10구단까지 유치해내며 스포츠 도시로의 이미지를 확실히 했다. 그 중에서도 염 시장이 애착을 갖는 것이 축구다.

염 시장은 수원을 '축구의 메카'로 키워나가겠다고 했다. 그 첫번째가 한국에서 열리게 될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유치다. 염 시장은 "단순히 유치도시가 아니라 주관도시의 개념으로 하고 싶다. 대회까지 3년 정도가 남았는데, 컨벤션도 짓고, 신분당선이 완성되면 충분한 자격이 있다. 축구에 수원보다 더 많이 투자한 도시는 없다. '축구의 메카'로 발돋움 하려는 우리의 진정성을 알아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구 인프라 구축에도 힘쓸 예정이다. 수원시는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바꾸는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땅이 확보된다면 더 많은 잔디구장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유소년 시스템 완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염 시장은 "얼마전 박지성을 만났다. 이후 행정가로 변신할 계획이라고 하더라. 수원의 유소년 시스템 전체를 총괄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사이타마 등 선진시스템을 갖춘 자매도시들과 연계를 해 유소년 축구를 키울 생각이다"고 했다.

염 시장은 진짜 축구도시를 꿈꿨다. 그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수원FC와 수원 삼성의 더비를 상상한다. 누가 이겨도 행복할 것이다. 두 팀이 만나는 순간이 바로 수원시민에게는 축제다. 축구도시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축제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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