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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다."
프로배구 남자부 '전통의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는 승부가 결정되는 휘슬이 울려야 끝난다. 이전까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 맞대결에서도 끝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다. 현대캐피탈이 세트 스코어 3대1(25-18 25-23 15-25 25-22)로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은 박빙이었다. 경기 초반 현대캐피탈은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삼성화재 수비진을 흔들었다. 1세트를 쉽게 이긴 현대캐피탈은 2세트도 앞서 나가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삼성화재 레오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23-23 동점까지 허용했다. 다행히 현대캐피탈은 돌아온 '토종 에이스' 문성민이 스파이크를 성공시키며 24-23으로 달아났다. 이어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의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가 상대 코트 왼쪽 끝에 꽂히면서 세트를 가져갔다. 여기까지는 현대캐피탈의 압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삼성화재가 그냥 물러서지는 않았다. 삼성화재는 3세트에 레오가 11점을 뽑으며 25-15로 승리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범실을 무려 7개나 쏟아내며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4세트에도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현대캐피탈은 23-21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 실책과 아가메즈의 공격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12승4패)은 7연승을 달리며 승점 35점으로 삼성화재(12승4패·승점 33점)를 밀어내고 1위로 도약했다. 특히 올시즌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서 2승1패로 앞서 나갔다.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수술해 재활에 몰두해 온 문성민은 지난달 29일 러시앤캐시와의 경기부터 코트에 섰고, 풀타임 두 경기째인 이날 9점을 올리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아가메즈는 서브 에이스 4개 포함 39점을 터뜨리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반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10일 러시앤캐시와의 경기에서 왼쪽 새끼손가락을 다친 왼손 공격수 박철우가 빠진 이후 6경기에서 4승2패를 거뒀지만 승점 10을 보태는 데 그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외국인 선수 레오는가 홀로 40점을 올리고 분전했으나 뒤를 받쳐주는 선수가 없어 아쉬움을 삼켰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리시브가 불안하니까 모든 게 안 풀린다. 박철우가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리베로가 흔들리는 게 큰 문제"라면서도 "현대캐피탈은 전력만 놓고 보면 우승을 해야하는 팀이다. 하지만 충분히 해볼만하다"며 설욕의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날 4200석 규모인 충무체육관에 무려 5500명의 관중이 몰려 통로와 출입구를 가득 메우고 짜릿한 재미를 만끽했다.
대전=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