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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핸드볼이 새 출발선 앞에 선다. 최태원 회장(64) 시대가 막을 내린다.
지난 2008년 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한 최 회장은 한국 핸드볼의 '키다리 아저씨'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9년 핸드볼 발전재단을 세웠고 2011년 SK핸드볼경기장을 건립했다. 2012년 여자 실업팀 SK 슈가글라이더즈, 2016년엔 남자 실업팀 SK 호크스를 창단했다. 또한, 2023년엔 핸드볼 프로화를 위해 핸드볼 H리그 출범 등의 성과를 냈다. 이 과정에서 핸드볼에 지원한 금액이 15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 회장이 물러나는 것은 예상 가능했던 일이다. 2024년 파리올림픽을 전·후로 최 회장이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 회장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임으로 핸드볼협회장직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이유였다. 핸드볼에 투자한 것 대비 기대했던 수준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고, 현재 정부의 스포츠계 기조와도 맞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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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SK하이닉스에서 이어받는 것일까. 일단 SK하이닉스는 핸드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현재 남자 실업팀 SK 호크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SK가 핸드볼에 지원한 금액도 하이닉스의 사회공헌기금에서 나온 것이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재계의 B관계자는 "SK에서 핸드볼에 매년 1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원했다. 현재 SK 계열사 중에서 매년 70억~1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은 하이닉스다. 다른 계열사에서 이어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SK하이닉스가 향후 12개월간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에서 정상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만큼 현재 가장 단단하고 안정적인 계열사다.
그럼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무게감 때문이다. 아무래도 그룹 총수가 관심을 갖고 회장을 맡는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C관계자는 "SK가 핸드볼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점에 대해 걱정되는 것은 있다"고 했다.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