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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제' 김연아(21)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도 홀렸다.
김연아 뒤에는 강심장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과연 떨지 않을까. 그림자처럼 김연아를 옆에서 지켜보는 구동회 올댓스포츠 부사장은 "연아도 사람이다. 당연히 긴장하고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단 비밀이 있다. 보통 사람과는 달리 긴장감이 웬만해선 밖으로 표출되지 않는단다. 비결은 떠나지 않는 눈웃음이다. 미소로 감춰진다. 남들이 보기에는 평온하게 느껴진다.
김연아가 유일하게 떨지 않고 치른 대회가 지난해 밴쿠버동계올림픽이었다. 자신도 이상하게 느낄 정도로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고 한다. 새 역사를 쓴 배경이자, 동계올림픽 유치의 밑거름이었다. 그녀는 당시 소름 돋힌 7분 드라마 끝에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합계 228.56점을 기록했다. 그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평창이 10년의 아픔을 딛고 삼수 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 그제서야 안도감이 휘몰아쳤다. 눈물을 펑펑 쏟았다. 색깔은 환희였다. "그동안 경기에 나갔을 때는 개인적인 일이었다. 안돼도 그만, 되면 좋고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달랐다. 내가 실수하면 큰일나는 상황이었다. 부담이 됐다."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어젯밤에 조양호 유치위원장님 등 많은 분들이 나오는 꿈을 꿨다. 좋은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연아는 더반에서 평창의 얼굴로 뛰고 또 뛰었다. 만약 그녀가 없었다면 세상은 또 달라졌을 수도 있다. 김연아는 8일 찬란한 역사를 함께 쓴 동계스포츠 유치단과 금의환향한다.
더반(남아공)=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