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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데플림픽 메달… 동생이 잘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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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김고운은 "우림이가 매번 선발전에서 떨어지다 이번 데플림픽에 처음 출전했다. 메달색과 관계없이 메달을 땄다는 게 너무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내가 쏠 때보다 더 마음 졸였다. 동생이 좋은 결과를 내줘서 너무 고맙다. 오늘 어려운 상황이 많았는데, 우리 선수들도 우림이의 좋은 기운을 받을 것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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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확한 종이표적지는 한국선수단에 악재로도 작용했다. 데플림픽만 여섯 번째인 '베테랑 사수' 최창훈(39·경기도청)이 본선에서 '8위' 우크라이나 선수와 동점(608.0점)을 쐈으나 최종시기 점수가 낮아 9위로 밀렸다. 8위까지 나서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백전노장' 장성원 사격대표팀 감독이 즉각 소청을 제기, 종이표적지 재검수를 요청했고, 그 결과 판정 오류가 발견됐다. 최창훈의 점수가 608.7점으로 정정되며 전체 6위로 뛰어올랐다. 그러자 이번엔 '탈락 위기'에 놓인 우크라이나측이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주최측은 재검수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며, 결정을 재번복했다. 오후 1시 예정이었던 경기는 오후 3시가 다 돼서야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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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자판을 통해 나눈 대화에서 김우림은 환경이나 시설을 일절 탓하지 않았다. "미흡한 대회 운영에 아쉬움은 있었지만 어차피 다 똑같은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최)창훈이형의 몫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데플림픽 금메달'만 4개인 선배 최창훈은 까치발을 든 채 결선 내내 '당찬 후배' 김우림의 선전을 응원했다. 김우림의 은메달 확정 순간, 장성원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한마음으로 첫 쾌거를 뜨겁게 자축했다.
메달의 꿈을 이룬 순간, 김우림이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역시 "어머니"였다. "어머니를 위해 열심히, 끝까지 최선을 다해 임했다"고 썼다. 어머니 노은미씨(50)는 보험설계사 일을 하며 '사격 국대 남매'를 강하고 반듯하게 키워냈다. 김우림은 "금메달을 따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늘 믿어주고 뒷받침해주시는 어머니가 계시기에 사격을 계속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어머니가 ''국대 남매'를 자랑스러워하겠다'는 말엔 "데플림픽에 그치지 않고, '비장애인 국대' 남매까지 나아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날이 오면 어머니는 분명 더 기뻐하실 것"이라고 의젓하게 답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마지막 질문, '1998년생 명사수'는 한치 망설임없이 또박또박 자판을 쳐내려갔다. "국제대회 금메달 석권과 국내 대회 금메달, '비장애인 국가대표'로 올림픽까지 나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카시아스두술(브라질)=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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