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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시간이 있습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기다려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즐겁게 뛰면서, 우리를 알아가고, 배려를 배우고, 올바른 인성을 기르고, 꿈을 키워가는 시간. 우리들이 만들어야 한 진정한 '학교체육 시간'입니다.
스포츠조선이 교육부, 학교체육진흥회와 함께 그런 '심쿵' 체육시간을 찾아 나섰습니다. 일선 선생님의 열정, 아이들의 관심과 참여,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학교체육의 '롤모델'을 만나봅니다.
"언젠가는 제자들과 사회인 야구팀을 만들어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어요."
아이들과 그라운드를 누비던 정선목 경인고등학교 선생님이 진심을 내비쳤다.
지난달, 서울 경인고등학교의 연식야구부 '경인라이온즈'의 훈련 현장을 찾았다. 상온을 맴돌던 기온이 단박에 영하로 뚝 떨어졌던 날이다. 핫팩을 들고 서 있어도 '오들오들' 떨리는 날씨.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공을 던지는 투수에게 추위는 '저 세상' 이야기인 듯 보였다. 야구방망이를 들고 준비하는 타자도, 옆에서 열정적으로 지도하는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얼굴은 뜨거운 열기로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경인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은 순수 아마추어다. 하지만 열정만큼은 프로 못지않았다. 매니저로 팀 내 '홍일점'인 (소)아현이는 "야구를 정말 좋아해서 가입했어요. 프로든 아마추어든 야구 경기를 많이 보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거든요. 이렇게 야구를 가까이에서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호호 웃었다.
야구가 좋아서 모인 아이들. 하지만 이들은 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해 단순히 야구만 배운 것이 아니다. (김)대희는 꿈을 찾았다. 대희는 "이곳에서 제 꿈을 찾았어요. 저도 한 때는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현실을 직시했죠. 꼭 야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야구와 관련된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프로팀 재활 트레이너가 되고 싶어요. 수시로 체대에 합격한 상태에요.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고 싶습니다. 저는 야구부 활동을 통해 추억도 쌓고, 꿈도 찾았어요"라고 설명했다.
(우)병희는 야구부 활동을 통해 '인생 친구'를 만났다. 병희는 "중학교에서 경인고로 딱 2명 배정이 났어요. 친구가 없었는데, 야구부를 통해 친구를 만났죠. 현재 야구부에서 뛰는 2학년 동기만 10명이 넘어요"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캡틴' (도)형준이 역시 "저는 1학년 때 경인고로 전학을 왔어요. 적응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야구부 활동을 통해 좋은 친구들을 만났죠. 함께 운동하면서 협동심도 얻게 됐어요"라며 자랑했다.
그렇다. 아이들은 신체 활동을 통해 친구도 사귀고, 꿈을 향해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황원기 경인고 교장은 "(체육 활동은) 교육과정 중 유일하게 신체를 활용해요. 개인 종목도 있지만, 단체종목이 많아서 협동심이 생기죠. 물론 다른 종목에서도 팀 프로젝트를 통해 협동심을 기를 수 있어요. 하지만 단체 종목으로 쌓는 협동심과 배려가 있습니다. 인성교육도 되는 셈이죠. 아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이들과 현장에서 노력하는 선생님들께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일주일에 두 번, 90분씩 땀을 흘리며 함께 뛰는 선생님과 학생들. 야구부 활동을 통해 가슴 속 깊이 뭔가를 얻은 것은 학생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정선목 선생님은 "제가 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은 바로 제자인 것 같아요. 정규수업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큼 스포츠클럽을 위해 힘을 쏟고 있어요. 아이들도 잘 따라와 준 덕분에 열정을 많이 담을 수 있죠. 스포츠클럽을 통해 얻은 제자들과는 아직도 연락해요. 언젠가는 제자들과 사회인 야구팀을 만들어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어요"라며 슬그머니 소망을 내비쳤다.
선생님의 열정과 노력.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김)민종이는 "중학교 1학년 때 야구부였는데, 팀이 없어졌어요. 고등학교 진학 후 야구를 다시하게 됐죠. (야구부 활동을 한 시간이 길지 않아) 경기에 나설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제게 처음으로 정식 경기 투입 기회를 준 건 바로 정선목 선생님이세요. 제게는 편한 선생님이자, 좋은 야구부 감독님이세요"라며 '엄지척'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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